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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아르헨, 기후총회서 돌연 철수… 밀레이, 트럼프 당선에 '반환경' 자신감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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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사흘 만에 이유 없이 철수
대표단도 "명령 받았다" 발언뿐
"스스로 발언권 걷어찬 것" 비판
한국일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 정치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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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참석한 자국 대표단에 돌연 철수를 명령했다.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표단 최고 책임자인 아나 라마스를 인용해 "밀레이 대통령이 COP29 개막 불과 사흘 만에 철수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11일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열린 COP29에 참석했던 대표단은 22일 폐막하는 일정을 다 채우지 못한 채 귀국 길에 올랐다.

밀레이 대통령이 갑자기 철수 명령을 내린 이유는 불분명하다. 밀레이와 아르헨티나 정부 모두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라마스는 가디언에 "외무부에서 더 이상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을 아꼈다.

외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평소 기후변화를 부정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밀레이 대통령이 "기후위기는 사회주의적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COP29에 자국 대표단이 파견된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11·5 대선 승리가 이날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기후위기 부정론자'인 트럼프 당선자가 국제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밀레이 대통령 또한 자신의 반(反)환경 성향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밀레이 대통령은 평소 트럼프 당선자를 선망하는 언행을 보이기도 했다.

COP29 회담장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환경단체인 '인권시민협회'는 가디언에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함께 협상에 참여하고 있었다"며 "대표단 철수는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제 기후위기 대응 협상 무대에서 발언권을 스스로 차버렸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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