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없는 사장님 427만 시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해야”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해야”
한산한 서울 종로의 한 식당.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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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영호 씨(52)는 지난 달부터 주7일 근무에 나섰다. 창업 후 10년 동안 월요일만큼은 직원에게 가게를 맡기고 휴무를 지켜왔지만 최근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직접 몸으로 떼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한 달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강행군을 반복했다. 김씨는 “주80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다. 직장인은 아니지만 주52시간 근무제는 ‘별나라 얘기’”라며 한숨을 쉬었다.
#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하는 권정우 씨(49)는 최근 2000만원을 들여 자동으로 커피를 뽑아주는 기계를 도입했다. 권씨는 “아르바이트생 1명을 일주일에 5일 고용한다면 1년에 최소 1800만원이 나간다”며 “기계는 10년 정도는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 대신 기계를 들이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이 해마다 올라 내년부터 시급 1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정작 인력을 고용하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14일 소상공인연합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413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일하는 사장님이 늘었다는 얘기다.
주휴수당 지급을 피한 ‘쪼개기 고용’이 성행한 것도 그만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하는 홍 모씨는 “주휴수당이 부담스러워 주15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직원을 구하려고 했지만, 짧게 피크타임만 일을 시키려고 하면 잘 구해지지 않아 시급을 더 줘야한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계도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충북 청주에서 도금업체를 운영하는 김원형 씨(60)는 “불경기가 장기화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은 최근 몇 년새 급격히 올라 회사 경영에 압박이 크다”며 “인건비 같은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데 작은 기업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중에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고 여력이 되는 기업은 자동화 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영세 기업은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김씨는 “한 번에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그동안 숙련공들의 수작업에 의존했던 여러 공정을 어떻게 자동화를 해야하는 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에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양하게 적용해 사용자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내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일단 무산됐다. 지난 7월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놓고 표결이 이뤄졌지만 부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대상 최저임금 차등 적용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노동계에서는 반인권적이라는 이유로 그마저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는 외국인 직원에게 숙소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내국인과 최저임금을 똑같이 적용한다면 오히려 내국인 직원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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