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의 고인 |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평생 동성애자를 향한 편견 탓에 고민한 일본인 하세 다다시(長谷忠)씨가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마이니치방송(MBS)이 전했다. 향년 95세. 오사카 자택을 방문한 가사도우미가 숨진 하세씨를 발견했다.
남성 동성애자인 하세씨는 결혼을 한 적도, 누군가와 사귄 적도 없이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는 정신질환'으로 간주했다.
하세씨는 인생의 대부분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쓸쓸하게 살았고, 자기 처지를 시와 소설에 담아냈을 뿐이었다. 그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94세의 게이'가 올해 일본에서 개봉됐다.
하세씨는 지난 4월에는 도쿄에서 열린 '동성혼 실현'을 요구하는 행진에도 참가했다. 당시 그는 MBS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겠느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으면 결혼했을 것"이라며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의 존재를 인정해주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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