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는 10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9월 상승률 0.1%(조정치 기준) 대비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다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4%였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올라 전문가전망치(0.2%)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미국 뉴욕시의 스태튼 아일랜드 지구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휘발유를 채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비스 물가가 강세를 보인 것 생산자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10월 최종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 대비 0.1% 상승한 반면 최종수요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3% 상승해 10월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10월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세를 멈춘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마저 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상승률이 다시 오르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전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CPI 상승률은 2.6%로 9월(2.4%)보다 높아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차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나온 물가 지표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세정책과 감세정책, 이민자 정책 등의 현실화가 다가온 상황이라 우려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따라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식고 있다. 10월 PPI 발표 직후 월가에선 내년 이후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면서도 10월 물가지표가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철회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 나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9월 0.50%포인트 ‘빅컷’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해 이어 11월 연이어 0.25%포인트 인하에 나섰고, 다가올 회의에서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우려되는 물가상승 지표가 연이어 나온 가운데 파월 의장까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연준이 예상됐던 12월 금리 인하를 실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12월 인하가 실행되더라도 내년 추가 인하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운용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수석전략가인 카렌 워드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파월 의장이 ‘2025년 경제는 안개가 낀 상태’라고 말했다”면서 “연준 통화 정책이 더 높은 성장, 혹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연준이 (12월에) 한 번 더 금리를 내린 다음에 2025년에는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