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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선 넘은 한미 형제…한미약품 "경영권 욕심에 모친도 고발,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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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DB 한미약품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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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형제 측 대응이 비정한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 인사가 임 이사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이 발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가 최대주주인 관계사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가 지난 13일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의 주요 내용은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지시로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약 120억원을 기부한 행위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배임행위라는 주장이다. 또 이 기부행위가 가현문화재단이 주주총회에서 송 회장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하며, 이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과 송 회장이 20년 전 설립한 공익재단으로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개관했다. 송 회장은 관련 공로로 지난 2017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슈발리에'를 수훈 받기도 했다.

고발장에서 한 대표는 가현문화재단에 대한 기부 행위를 이를 재단의 독립성과 공익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이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 이사·임종훈 대표 형제 측 대신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에 기부 행위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미약품 측은 임 이사 쪽 인사의 고발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차남 임종훈 대표가 모친을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에서 강제 해임시켰는데, 경영권을 위해 두 아들이 나서 모친을 공격하는 행동도 서슴치 않는 행태에 업계에서는 "경악스럽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송 회장의 공헌과 헌신을 장남인 임종윤 사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했다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역시 한미약품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지출한 사실이 있다"며 고발이 '자가당착'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기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시작된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약품 뿐 아니라, 각 계열사들도 공익사업에 대한 뜻에 동참하며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지난 10여년 기간 동안에도 가현문화재단에 100억원 이상의 기부가 이뤄진 바 있다. 가현문화재단이 추진한 여러 사업과 행사에도 임종윤 사장은 여러번 직접 참석해 가현문화재단의 방향성과 취지에 공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임종윤 이사 측의 모친 고발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 14일 임 이사는 북경한미약품에서 열린 동사회(한국의 이사회)에 참석했다. 북경한미약품 동사(이사)이기도 한 임종윤 사장은 최근 중국 정부에 인정(등기완료)받은 박재현 동사장 체제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종윤 이사는 박재현 동사장 선임과 등기 절차는 문제 삼으며 박 대표를 고발하기도 했는데, 중국 정부는 법률적 하자를 발견하지 못해 공식적인 등기서류를 발급한 바 있다.

임 이사는 최근 한미약품이 임종윤 이사 개인회사 '룬메이캉'에 대한 내부감사(일감 몰아주기)를 착수하고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는 등 심적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 정원을 늘리고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를 재편할 계획이다.이에 맞서 형제 측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여 이사회 구성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모친인 송영숙 회장을 장남이 자신의 개인회사 대표를 앞세워 고발했다는 행위 자체에 사내 임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경영권 분쟁 이전에, 인륜의 도까지 져버리는 대주주의 행동에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어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병현 기자 bot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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