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즉석 김밥 신화' 김가네 김용만, 불명예 퇴장…개인 일탈로 가맹점 피해 없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즉석 김밥'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최장수 김밥 프랜차이즈 '김가네' 창업주 김용만 회장이 성범죄와 횡령 혐의로 불명예 퇴장한다.

1992년 대학로 김밥집에서 시작해 전국 400여개 이상 매장을 일구며 성공신화를 썼지만 술 취한 여직원에 성폭행을 시도한 것 등이 알려지면서 하루아침에 명예가 추락했다. 여기에 가족 간 경영권 분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내가 고발하고 아들이 해임 조치...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이혼 소송까지

15일 김정현 김가네 대표이사(35)는 전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통해 부친이자 전 대표인 김용만 회장을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여직원 성폭행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오너 2세인 김정현 대표는 "김 전 대표의 부정행위로 인해 피해 직원 분에게 큰 상처를 줬을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 임직원마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무엇보다도 피해 직원 분의 2차 피해를 방지하고 가맹점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김 전 대표 개인의 부정행위이며 당사 경영진은 김 전 대표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임 조치했다"며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김가네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쇄신하겠다"고 피력했다.

뉴스핌

김정현 김가네 대표이사가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 [자료=김가네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준강간죄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를 간음하거나 추행했을 때 적용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이 술에 취해 의식을 잃자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앞선 성폭행 관련 합의금을 지급하기 위해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의 고발로 시작됐다.

박씨는 지난 7월 성북경찰서에 김 회장의 직원 성범죄와 횡령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박씨는 김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비상장 회사인 김가네는 지분 99%를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이 지분을 놓고 아내인 박씨와 아들 김정현씨가 김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박씨는 김 회장과 이혼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즉석김밥' 시초 김가네...돌연 '오너리스크'에 일선 가맹점 전전긍긍

김 회장이 일군 '김가네'는 1992년 대학로에 오픈한 김밥집에서 시작해 4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1세대 프랜차이즈 대표 업체다.

창업 당시 그는 김밥 마는 과정을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김밥 조리대를 창가에 설치해 주문 즉시 김밥을 만들어 제공하는 이른바 '즉석김밥' 방식을 국내에 처음 도입하며 김밥 열풍을 주도했다. 특히 두툼한 김밥과 더불어 라볶이, 쫄면, 덮밥 등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 브랜드로 입지를 키웠다.

뉴스핌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업계에서도 리더격 인물로 꼽힌다. 2008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4대 대표로 추대돼 2012년까지 4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현재도 그는 협회 내 집행이사와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1세대 프랜차이즈를 이끈 입지적 인물에서 하루아침에 성범죄·횡령 혐의에 가족 간 경영분쟁을 겪으며 추락하고 있다.

그간 성추행, 마약 등 물의를 빚은 회원에 강경한 제제를 취했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앞서 협회는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호식이 두 마리치킨 대표와 마약 투약과 관련된 봉구스밥버거 대표를 각각 제명한 바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제명 여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관련한 오너리스크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전국 400여개 가맹점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사업에서 오너의 일탈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직격탄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자신을 김가네 김밥을 운영하는 한다고 소개한 한 가맹점주는 "회장 개인의 잘못임에도 김가네 브랜드를 싸잡아서 욕하는 분위기에 가슴이 내려앉는다"며 "안 그래도 힘든 와중에 전 회장의 성폭력 문제가 저희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의 성범죄와 횡령 등 사건은 성인지 감수성 및 도덕성 저하로 발생한 오너 개인의 문제"라며 "외식경기 침체로 어려운 일선 가맹점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 직원과 점주들의 잘못이 아니므로 사안을 분리해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omeok@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