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을 ‘콕 집어’ 인사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대표부 미국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인사 배제’를 선언한 세 번째 인물이 된 것이다.

그로부터 몇분 뒤 미묘한 시점에 트럼프 당선인은 측근 제이 클레이튼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뉴욕 남부지검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의 중심 월스트리트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이 월가에 ‘경고장’을 날렸다는 시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클레이튼 전 위원장을 뉴욕 남부지검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뉴욕 출신의 클레이튼을 뉴욕 남부 지방검사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면서 “그는 매우 존경받는 비즈니스 리더이자 변호사·공직자”라고 밝혔다.

클레이튼 지명자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공학·법학을,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SEC 위원장을 맡으며 원만한 조율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진다.

클레이튼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던 2016년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가 그를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클레이튼 지명자는 종종 함께 골프를 쳤고, 트럼프 당선인이 클레이튼 지명자에게 골프 클럽을 잡는 방법에 대해 팁을 주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관계를 고려할 때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장관이나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를 뉴욕 남부지검장으로 낙점한 것은 이 자리를 그만큼의 ‘중량급’ 자리로 인지하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남부지검장은 맨해튼을 비롯해 뉴욕 남부를 관할한다. 월스트리트에 몰려있는 금융기관은 물론, 조직폭력과 마약밀매 등 다양한 범죄를 공격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렇기에 상·하원의원이나 뉴욕 시장, 주지사, 각 부처 장관 등이 거쳐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중 한명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역시 뉴욕 남부지검장 출신이다.


특히 클레이튼 지명자가 SEC 위원장을 지내며 금융가의 각종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같은 발표에 앞서 한 때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을 집권 2기 행정부 인선에서 배제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밝혔다. 그는 “나는 다이먼을 매우 존경하지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원으로 초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를 위한 제이미의 뛰어난 봉사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그를 2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이후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다이먼 회장은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대선 한달여 전인 지난달 4일 트럼프 당선인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다이먼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다는 글이 올라왔음에도 JP모건은 이를 곧바로 부인했다. 오히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2일 다이먼 회장이 사적으로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에 이어 다이먼 회장을 내각에서 배제한다고 굳이 밝히고, 뒤이어 뉴욕 남부지검장의 임명을 발표한 것은 해리스 부통령 지지성향이 강했던 월가 금융인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전 대선 후보를 지명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 주니어 전 후보는 이번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가 중도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중단했던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오랜 기간 미국인들은 공중 보건과 관련해 속임수와 허위 정보에 연관된 식품기업·제약회사에 의해 짓밟혀왔다”면서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2기 행정부 내무장관으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때 버검 주지사에게 에너지 장관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바 있다.

또 행정부 법무차관에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사건 변호인인 토드 블랜치를 지명했고, 재향군인의 복지를 담당하는 내각 자리인 보훈부 장관에 ‘충성파’ 정치인인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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