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노선 계승 평가…지난달 총선 여당 패배 후 정국 기반 약화는 부담
페루에서 만난 한미일 정상 |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총리 재선출 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중국 정상 등과 잇달아 회담하며 본격적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퇴진론이 제기되고 있어 자국 정국 기반 약화 속 향후 '이시바 외교'가 불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1일 총리로 재선출된 이시바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및 바이든 대통령과 첫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첫 중일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외교·안보의 기축인 미일 동맹을 중심에 놓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 간 개선된 한일 관계를 바탕으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할 뜻을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잇달아 발신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시바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 뒤 "양국 정상이 미일 동맹 강화를 비롯해 한미일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 간 네트워크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는 "3국이 굉장히 만만치 않은 안보 환경에 직면하고 있지만 우리 3국 간 안보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필수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루서 정상회담 앞서 악수하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일본 총리 |
이어 열린 시 주석과 첫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략적 호혜 관계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06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중일은 2008년 전략적 호혜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기시다 전 총리와 시 주석 간에 전략적 호혜 관계 추진을 확인했고 이시바 총리가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오스에서 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16일 또 리마에서 양자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가 이날 한 발언들은 이시바 내각 외교가 전임 기시다 내각 노선을 계승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지난달 총선 패배로 국내에서 여소야대 상황에 몰리면서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시다 전 총리가 국회 양원에서 모두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안정적인 내정 상황에서 외교를 펼쳤던 것과 대비된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미 이시바 총리가 내년 봄 2025회계연도 예산안 통과 뒤나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퇴진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페루 APEC 정상회의와 18∼19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에 들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당선인 일정으로 이마저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손잡은 이시바 총재(오른쪽)와 기시다 총리 |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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