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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58세 핵주먹’ 타이슨 패했지만…30살 어린 복서,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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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크 타이슨(오른쪽)과의 경기 종료 10초 전 상대 선수인 제이크 폴이 고개를 숙이며 존경의 뜻을 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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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프로복싱 복귀전을 치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이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27)에게 패배했다. 다만,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을 앞둔 나이에도 타이슨은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타이슨은 1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과의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자신보다 31살이나 어린 폴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등장부터 달랐다. 먼저 등장한 폴은 초록색 차를 타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뒤이어 나타난 타이슨은 현역 시절처럼 검은색 상하의를 걸치고 덤덤하게 링 위에 올랐다. 오히려 별다른 등장 퍼포먼스를 보이지 않은 타이슨에게 더 큰 환호가 쏟아졌다.

경기 초반 타이슨은 경기 흐름을 우세하게 이끌었다. 타이슨은 링 중앙을 점유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선보였고, 큰 펀치를 휘둘렀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폴이 기세를 가져갔다. 스텝을 활발히 살린 폴은 타이슨의 얼굴에 연타를 꽂았고, 긴 리치를 활용해 먼 거리에서 타이슨을 괴롭혔다. 타이슨은 눈에 띄게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주먹을 내미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5라운드에서는 7번 주먹을 뻗어 단 1차례 적중시킬 정도였다.

라운드가 이어질수록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폴의 펀치가 여러 차례 들어갔지만, 타이슨은 쓰러지지 않았다. 타이슨은 마지막 8라운드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타이슨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별다른 공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폴은 마지막 10초를 남기고 타이슨에게 고개를 숙이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타이슨도 이를 받아들이며 주먹을 서로 부딪쳤고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경기 결과는 폴의 판정승이었지만 전설적인 복서 타이슨이 다시 링에 올라 복싱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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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폴(왼쪽)이 마이크 타이슨에게 공격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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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은 현역 시절 50승(44KO) 6패를 기록하며 최고의 펀치력으로 헤비급을 휩쓸었다. 하지만 성폭행, 마약, 음주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고 1997년에는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뜯어 실격패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기도 했다.

2005년 링을 떠난 타이슨은 2020년 11월 로이 존스 주니어와 자선 경기를 통해 링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정식으로 인정받는 경기를 치르는 건 무려 19년 5개월 만이다.

원래 이 경기는 지난 7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타이슨이 궤양 발작으로 비행 중 쓰러져 연기됐다. 이번 경기는 폴이 타이슨보다 더 많은 대전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P 통신은 폴의 대전료가 4000만 달러(약 558억원) 정도이며 타이슨은 그 절반인 2000만 달러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날 타이슨과 싸운 폴은 208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복서다. 2020년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른 후 타이슨처럼 여러 기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지만 복서로서는 10승 1패 7KO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타이슨보다 폴의 승리를 점쳤다. 다만, 이날 8만명 수용 가능한 경기장을 가득 채운 건 타이슨의 복귀전을 보기 위한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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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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