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정부내 인종차별성 발언" 사임…연쇄 이탈 가까스로 봉합
내각 구성원 발언에 항의해 사의 표명한 아샤바르 재무 차관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스라엘 축구 팬 피습 사건의 후폭풍에 휩쓸려온 네덜란드 연립정부가 출범 4개월 만에 붕괴 위기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벗어났다.
16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딕 스호프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 참여하는 신사회계약당(NSC) 소속 노라 아샤바르 재무부 차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각 구성원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항의해 전날 전격 사임했다.
이후 NSC 소속 다른 각료 4명도 사임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스호프 총리는 연정 참여 정당간 수뇌부 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네덜란드 연정은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총선에서 승리한 지 약 8개월 만인 올해 7월 중도우파 자유민주당(VVD)과 NSC, 신생 포퓰리즘 정당인 농민시민운동당(BBB)과 손잡고 출범했다. NSC 이탈 시 연정이 붕괴할 수 있다.
스호프 총리는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아샤바르 차관은 사임하기로 했다"면서도 "우리는 네덜란드 전 국민을 위해 내각을 유지하기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사임한 아샤바르 차관은 모로코 태생으로 판·검사로 일했던 인물로, 이번 사태를 논의하는 각료 회의에서 나온 일부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샤바르 차관은 사직서에서 "최근 몇 주간 양극화한 반응이 내게 큰 영향을 미쳤고 더는 내각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호프 총리는 아샤바르 차관의 사임에 충격을 표시하면서 "우리 정부나 연정 참여 정당에서 어떠한 인종주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암스테르담에선 지난 7일 저녁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가 끝난 뒤 도시 곳곳에서 원정 응원 온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공격받았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어디 출신인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극우 반이민 성향의 집권당 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가해자는 모두 무슬림이며 대부분 모로코계"라고 주장했다.
'유럽판 트럼프'로도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총선 승리 후 다른 파트너 정당들의 반대로 내각에 합류하지 못했다.
연정 수뇌부 회의 후 총리 관저 나서는 빌더르스 PVV 대표 |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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