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다연장로켓 TOS-1A 솔른체표크가 13일(현지시각)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진지로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국방부 제공.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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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포 50문과 240㎜ 방사포 20문을 제공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 지원에 갈수록 더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군이 제공한 것으로 보도 된 170㎜ 자주포는 1989년부터 자체 생산한 M1989 자주포다. 1970년대 이란-이라크 전 때 이란에 지원한 M1979 자주포를 개량한 모델로 최대 사정거리는 60㎞로 알려졌다.
240㎜ 방사포는 1970년대 옛소련에서 개발된 220㎜ 다연장로켓 ‘BM-27 우라간’을 자체 개량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하에 신형 240㎜ 방사포 사격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북한의 신형 240㎜ 방사포는 유도 기능을 탑재하는 등 정확성이 더 좋아진 업그레이드 모델로 평가됐다.
앞서 며칠 전엔 소셜미디어에 북한의 170㎜ 자주포가 열차에 실려 있는 사진이 올라와 눈길을 끌은 바 있다. 당시 소셜미디어엔 사진과 함께 “북한의 1978/1989 곡산 170㎜ 자주포가 철길로 아마도 러시아 어딘가로 운송되고 있다”며 촬영된 곳이 “러시아 중부의 스라스노야르스크”라고 하는 글귀가 함께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이 이들 중화기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전선으로 옮겨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쓸 계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쿠르스크 지역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 안으로 깜짝 진격해 점령하고 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한때 이 지역에서 1100㎢ 면적의 지역을 통제했으나, 지금은 러시아군의 반격에 밀려 서울 크기만 한 600㎢ 면적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최근 북한군 병력 1만여명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이곳 쿠르스크 전선에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휴전 협상 등 대화가 본격화하기 전 우크라이나군을 이곳에서 몰아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자는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이들 무기를 실전에서 테스트해 보고 싶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의 참전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를 찾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만난 뒤 “북한은 이제 러시아와 공범이 되고 있으며 이 불법적 전쟁에서 푸틴을 돕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한의 현대전을 훈련하는데 이는 훨씬 더 광범위한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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