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화…19일 또는 26일 국무회의 의결할듯
순방 성과 묻힐라…이재명 추가 유죄 선고시 여론 향배도 관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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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면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김여사 특검법은 지난 14일 정부로 이송됐고, 오는 29일까지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화된 기류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치선동"이라며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특검 후보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하는 수정안을 내놨음에도 "위장 전술 아니냐"면서 "민주당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여야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특검법 수용 가능성까지 열어뒀으나 현재는 기류가 달라졌다며 "야권의 최종 목적지에 박자를 맞춰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위헌적 요소가 많다" "당론으로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
대통령실과 여권 모두 같은 입장이란 점에서 정부는 이르면 19일, 늦어도 26일 열릴 정기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까지 안건을 상정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법안 처리시한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법리검토 등 처리과정에서 걸리는 시간도 있다"며 "정기 국무회의뿐만 아니라 임시국무회의도 열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이 오는 21일까지 5박 8일 일정으로 남미 순방 중이라는 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25일 있다는 점도 거부권 행사 시점의 변수로 지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미국 하와이 순방 기간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전자결재로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거둔 굵직한 외교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은 시점 조정 가능성을 높인다.
아울러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25일에도 유죄가 나온다면, 야당의 특검법 추진력과 여당 내 이탈표를 막을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부권 시점에 따라 여론 이슈화 등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측면도 대통령실의 고심을 깊게 한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여러 반응과 판단 등을 통해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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