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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목표는 '이란 파산'…취임 첫날부터 원유수출 틀어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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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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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이란을 파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취임 첫날 발표하기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새 제재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정권인수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하마스·헤즈볼라 등) 지역 내 이란 추종 세력에 조달되는 자금을 끊고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최대 압박’ 정책을 가능한 빨리 부활시키기로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고 이란에 수백 건 제재를 가하는 ‘최대 압박’ 캠페인을 벌였다. 이에 맞서 이란은 핵 활동을 강화하고 무기급 수준에 가까운 우라늄을 농축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중국 수출되는 원유 수출 급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틀어막는 데 신속히 나설 전망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트럼프 1기 때 급감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회복됐다. FT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은 2020년 하루 40만 배럴이었으나 올해 하루 150만 배럴 이상으로 급증했다.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 고문을 지낸 밥 맥널리는 “그들(트럼프 2기)이 정말 끝까지 간다면 이란의 원유 수출을 하루 수십만 배럴로 급격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란 경제는 트럼프 1기 당시보다 더 취약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2기의 최대 압박은 이란의 군비 확충과 이란 대리 그룹의 자금줄을 차단하려 구상됐으나, 궁극적으로는 이란을 새 핵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이란의 중동 정책까지 전환시키려는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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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신문 가판대에 있는 이 신문은 트럼프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를 만났다는 뉴욕타임스의 14일 보도를 크게 전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라바니 대사가 뉴욕에서 머스크를 만났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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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트럼프 죽이지 않을 것’ 서한 보내”



이란은 우선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대립을 피하려는 모양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미국 대선을 20여 일 앞둔 지난달 14일 ‘트럼프를 죽이지 않겠다’는 서면 확인서를 조 바이든 행정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미 정부가 ‘트럼프의 생명에 대한 모든 시도는 전쟁 행위로 간주된다’고 이란에 보낸 서면 경고에 대한 응답이었다.

지난주 미 법무부는 이란 요원들이 트럼프가 재선되기 전 암살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연방 검찰은 앞서 8월 이란과 연계된 파키스탄인을 트럼프 암살 음모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이란은 트럼프가 2020년 1월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를 지시한 데 대해 보복을 천명해왔다.

이번에 이란이 보낸 서한에 특정인의 서명은 없었다고 한다. 서한이 트럼프에게 전달됐는지는 미 당국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동시에 서방이 우려하는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유화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4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난 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핵무기 생산을 시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WSJ은 “서방에선 최근 몇 달간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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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츠에서 열린 유세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방탄유리에 비춰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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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일급 비밀 시설 파괴돼”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지난달 25일 이란 공습 당시 이란의 핵무기 연구 시설을 파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20마일 떨어진 파르친 군사기지 내 일급 비밀 핵무기 연구시설인 ‘탈레간 2’ 시설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졌다고 전했다.

이곳은 핵폭탄을 터뜨리는데 필요한 폭발 장치를 설계하는 데 사용됐는데, 이는 이란 정부 내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기밀 사항이었다고 한다. 이 시설은 2003년 폐쇄된 것으로 보고됐지만 올해 초 미 정보기관이 이란 과학자들이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적발했다.

미국은 이란에 작전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보냈지만 활동은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결단만 한다면 짧은 시일 내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악시오스는 “이 시설은 이란이 공식적으로 신고한 핵 프로그램 일부가 아니어서 공격의 중요성을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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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촬영된 위성사진은 이란 테헤란 외곽에 있는 파르친 군사 기지의 손상된 건물을 보여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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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자택 섬광탄에 “레드라인 넘어”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 주변에 16일 섬광탄 두 발이 떨어져 이스라엘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국경에서 약 70㎞ 떨어져 있는 해안 도시인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의 개인 주택은 지난달 19일에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 경찰은 “총리와 가족은 자택에 없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란과 대리인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에서 같은 위협을 받는 건 위험선을 넘었다”며 조치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총리 관저는 예루살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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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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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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