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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엑스 1.4만명 잘랐던 머스크, 이번엔 美공무원 '先후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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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방정부의 비용 절감을 위해 예산의 3분의 1을 삭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만여 명의 엑스(옛 트위터) 직원을 감축하고 추가 비용을 대폭 줄인 그의 ‘선(先)후려치기 후(後)수습’(Slash First, Fix Later) 경영 방식이 예산 책정에도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비용을 적게 줄이는 것보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대폭 삭감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는 그 후에 해결하는 머스크의 냉혹하고도 파격적인 경영 방식이 정부 예산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 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앙일보

정부 효율부 수장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일론 머스크의 가상 합성사진.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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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머스크는 지난 4월 X를 인수한 뒤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자 1만40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다. 추가 비용 삭감을 지시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에선 더 낮은 가격을 위해 그간 거래를 해오던 공급업체를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더 저렴한 부품을 제작하는 등 파격적인 경영 방식을 내놨다. 특히 테슬라에선 2015년 모델 X 출시 후 회사가 어려움을 겪자, 사무실에서 제공해오던 공짜 시리얼을 없앴다고 두 명의 전직 직원이 NYT에 전하기도 했다. 이런 경영 방식은 이미 성공적이라는 것을 입증했기에 차기 행정부에도 반영될 것이란 게 NYT의 관측이다.

실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당시 대선후보인 트럼프의 유세에서 미국 연방정부 예산을 기존 규모(6조7500억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조 달러 이상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효율부가 그것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14일 엑스에선 “비용 삭감 업무에 매주 80시간 이상 일할 용의가 있는 초고지능의 작은 정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는 구인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민간 기업과 달리 정부의 경우 사회적 반발이나 정책적 제약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비용 절감이 공공부문에서도 실행 가능성과 효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란, 주유엔 이란 대사와 머스크 만남 부인



한편 차기 행정부에서 ‘최고 실세’로 알려진 머스크의 영향력은 외교 영역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과 대립 중인 이란측 인사와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측 인사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NYT는 지난 14일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가 머스크와 지난 11일 뉴욕에서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동 전역의 반(反)이스라엘 단체에 대한 지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 등 주요 주제가 논의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이란의 국영 IRNA 통신은 “이라바니 대사가 뉴욕에서 머스크를 만났다는 사실을 부인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광범위한 보도에 놀라움을 표했다”는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트럼프 측은 관련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머스크가 지난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수석 보좌진과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24일 미국과 유럽, 러시아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머스크와 푸틴이 2022년 말부터 정기적으로 소통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사업과 사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국제정치 문제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며 부인했다.

민주당 소속 로드아일랜드 주 상원의원 잭 리드(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와 뉴햄프셔 주 상원의원 진 샤힌(군사 및 외교 위원회의 민주당 간부)은 지난 15일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과 로버트 스토치 국방부 감찰관에 보낸 서한에서 머스크와 푸틴과의 접촉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보도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고 영국 방송 BBC가 전했다. 이에 머스크는 X를 통해 “이러한 비난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 핵무기를 투하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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