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트럼피즘이 몰고 온 수출 '비상등'…내년 1%대 성장률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2.0% 수준에서 수렴
트럼프 관세전쟁 시기에 따라 1%대 추락 우려도 제기

머니투데이

(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11.1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수출에서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내년에 잠재성장률(2.0%)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 같은 우려의 배경은 트럼프 당선 후 노출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다. 우선 금융·외환시장의 취약성이 두드러진 모습이지만, 산업구조의 취약성도 여지 없이 드러났다. 대외 의존도는 높지만 주력 상품이 제한된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에 내년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기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보다 0.1%p(포인트) 하향조정한 2.0%로 제시했다. 통상 환경이 바뀌면서 수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DI가 전망한 내년도 수출 증가율은 2.1%다. 올해 증가율 전망치는 7.0%다.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8월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말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7월 기재부가 내놓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2%다. 지금 분위기로는 한은과 기재부 모두 하향조정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0% 수준에서 수렴되는 분위기다.

머니투데이

2025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그래픽=최헌정


하지만 이 역시도 낙관적일 수 있다. 주요 기관들은 트럼프가 공약한 보편적 기본관세가 2026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경우에 따라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관세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면 2%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도 우리 입장에선 부담이다. 한국은 1년 만에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에 재지정됐다. 미국 재무부가 1년에 두 번 발표하는 환율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흑자와 경상흑자, 외환시장 개입 등 3개 요건을 따져 2개 요건을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한다. 3개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이다.

2016년 4월 이후 줄곧 관찰대상국이었던 한국은 지난해 11월 관찰대상국 족쇄에서 벗어났다. 올해 6월에도 관찰대상국에서 빠졌지만 이번에 다시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것이다. 그 사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 당장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신경써야 할 처지다. 유무형의 압박이 생길 수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당선 후 한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더 심하게 나타났는데, 그만큼 한국이 국제무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세계화 흐름을 타고 성장한 한국이 보호무역 확산 속에서 기존 성장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앞둔 우리 정부 입장에선 수출 다변화로 보호무역의 위기를 넘기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짧은 시간 내에 가용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산업이 다변화돼 있으면 나은데, 트럼프 정책은 우리 수출에는 치명타"라며 "중국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하고 수출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