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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中, 北 추가파병 막아야"…시진핑은 트럼프 겨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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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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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추가 파병을 막을 것을 주문했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듯 대만·인권·체제·발전 등 중국의 4대 레드라인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시간4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DPRK)이 수천 명의 군대를 러시아에 파병한 것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을 확대하는 일로,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고 규탄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갖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과 역량을, 갈등 고조를 막고 북한의 추가 파병을 통한 충돌 확산을 막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온라인 브리핑에서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파병으로 한층 심화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심히 위험한 전개”라고 지적하고, 이것이 북한의 직접적 대남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에 시 주석은 우선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과 행동은 시종 공명정대하다. 왕래하며 알선했고, 평화와 대화를 권했으며, 평화를 위해 분주했고 정세 완화를 추동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의 발생(生戰生亂)을 용납할 수 없고,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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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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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과 함께 미국과 지속적인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했다. 시 주석은 1분30초 가량의 모두 발언에서 “만일 상대를 라이벌이나 적수로 상대하면 서로 상해를 입히고, 중·미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고 심지어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대선이 막 끝났다며 “중·미 관계의 안정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공영에 따라 중·미 관계를 처리한다는 원칙, 자신의 주권·안보·발전이익을 단호히 수호하겠다는 입장, 중·미 전통적인 우호를 이어가겠다는 희망은 변화가 없다”며 네 가지 불변(不變)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권·안보·국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우호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본회담에서는 모두 발언보다 직설적인 대화가 오갔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4년간의 미·중 관계를 7가지로 정리했다. 가장 먼저 정확한 전략적 인식을 강조하며 “‘투키디데스 함정’(기존 패권국의 힘이 약해지고 신흥 강대국이 등장할 때 두 세력 사이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은 역사적 숙명이 아니고 ‘신냉전’은 해서도, 이길 수도 없다”며 “대(對)중국 억제는 현명하지도, 가능하지도, 뜻대로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레드라인과 마지노선을 천명하며 도전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대만문제, 민주와 인권, 노선과 제도(체제), 발전권리는 중국의 네 가지 레드라인으로 도전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드레일이자 안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동유럽과 중동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체제변혁, 즉 색깔혁명을 시도한다면 강 대 강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러면서 대화 의지도 피력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 정부와 계속해서 대화 유지·협력 확장·이견 관리를 할 용의가 있다”며 “중·미 관계의 평온한 이행(過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양국 인민을 이롭게 할 용의가 있다”고 대화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오는 2026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의장국을 맡은 주요 20개국(G20)과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도 추진될 전망이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양측은 서로 주최하는 2026년 APEC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를 지지하며 미·중 협력이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중국 APEC에 참석한다면 2017년 11월 방중 이후 9년 만의 방문이 성사될 전망이다.

베이징·워싱턴=신경진, 김형구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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