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못 몰아내니 철수해야" 주장
국제사회, 종전 향한 유엔결의 이행할 역할 확대 강조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UNFIL은 이스라엘이 지난달 초 헤즈볼라의 활동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시작한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왔다.
이스라엘군이 UNFIL 기지를 공격하면서 발생한 부상자는 최소 7명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대원 15명이 이스라엘군이 터트린 것으로 의심되는 백린탄의 연기 때문에 다쳤다. UNFIL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을에서 UNFIL이 가옥을 철거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총격을 가한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UNIFIL 기지에 탱크를 진입시키고, 감시 카메라를 망가뜨리는 등 유엔군을 위협한 행위를 하자 국제사회에서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UNIFIL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UNIFIL이 돈만 낭비하는 무력한 군대이며, 헤즈볼라가 UNIFIL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헤즈볼라도 로켓 등을 이용해 UNFIL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부상자는 현재까지 8명이다. UNFIL은 지난 14일에도 '누군지 확인되지 않은 사람 2∼3명'이 순찰 중이던 대원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UNFIL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싸우던 1978년 레바논을 처음 침공한 이후 평화유지를 위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지대에 배치된 유엔군이다. 현재 48개국에서 온 병력 1만명이 주둔 중이다. 한국의 동명부대도 레바논 남부 티르 일대에서 무장세력 감시정찰 등 임무를 맡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벌인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레바논군과 유엔군만 주둔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1701'을 통과시켰다. 결의에 따라 UNFIL은 레바논군을 도와 남부 마을과 국경을 감사하고 로켓 발사대나 땅굴 등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을 찾아내는 일을 맡았다.
하지만 종전 이후 헤즈볼라가 국경 일대에서 철수하지 않고 세력을 더욱 키우면서 결의는 유명무실해졌다. 레바논군이 강하지 않고 UNFIL에도 확실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서 헤즈볼라가 지역사회로 섞여 들어가 지원을 얻어내는 구조를 깰 수가 없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파악한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결의 1701호의 완전한 이행이야말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수십년간 이어진 갈등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어 UNFIL의 활동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15일 레바논을 방문한 이란 특사에게 UNFIL이 레바논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의 최우선 순위는 "휴전과 결의 1701호의 완전한 이행"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UNFIL에 레바논의 모든 국경에 대한 조사 권한을 포함하는 훨씬 더 확장된 임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FT는 지난달 보도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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