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원가의 건물에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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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늘어난 의대 정원을 두고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1500명 가량 의대 정원이 늘어나며 '중복합격'으로 이탈하는 인원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수시에서 발생한 빈 자리는 정시로 이월되는데 그만큼 정시 합격선은 추가로 낮아질 여지도 많다.
18일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 난이도가 평이한 수준을 보이며 수시모집의 최저학력 기준 미달보다 중복합격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 대표는 “(의과대학의) 수시 미충원 인원이 100명대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충원 인원이 세자릿수를 넘기는 것은 4년만이다.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은 전년보다 1497명 늘어났다. 의대 진학을 노리는 역대급 'N수생' 유입을 기록했음에도 39개 의대의 2025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24.01대 1로, 전년 30.55대 1보다 낮아졌다.
특히 증원의 80%를 배정받은 지방권 의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험생 선호도가 낮아 미충원 가능성도 더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전국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의 수시 이월 인원은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33명이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2023학년도 13명, 2022학년도엔 63명으로 지난 3년간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의대 쏠림'이 덜했던 2019~2021학년도에는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이 세자릿수에 달하기도 했다. 2021학년도에는 157명, 2020학년도에는 162명, 2019학년도에는 213명이었다. 다른 학과와 함께 합격할 경우 의대를 이탈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시 미충원 인원이 줄어들던 최근 3년과 달리 올해 입시에서는 미충원 증가를 대비한 정시 전략도 중요한 눈치싸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수시에서 생긴 빈자리를 정시로 옮겨 다시 정원을 맞춰 모집해서다.
종로학원은 중복합격으로 인한 미충원 흐름이 정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은 한 명당 평균 2.45개 대학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집 정원(2884명) 가운데 최초합격자는 1173명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나머지 1711명은 1지망 이후 추가합격을 통해 입학한 인원이다.
최초합격자 대비 추가합격자가 많다는 것은 중복합격으로 인한 이탈이 많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권 의대 8곳이 57.3%에 그친 반면 경기·인천 4곳은 5.9배, 지방권 의대 27곳에서는 1.6배에 해당하는 추가모집을 실시했다. 지난해 의대 39곳의 경쟁률은 평균 6.62대 1에 달했다. 종로학원은 추가합격자까지 모집인원으로 간주한다면 실질 경쟁률은 2.69대 1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정시 모집인원이 확대된 데다 수시 이월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질 경쟁률이 미달에 가까운 대학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의대 수시에 지원한 학생들은 추가 합격 연락이 늦게까지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정시 지원 학생의 경우 수시 이월 규모에 따라 정시 경합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특히 올해 수시 결과를 잘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올해 수능이 전년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근소한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어 탐구 과목을 중심으로 대학별로 과목별 가중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증원을 반대하고 나선 의료계 일각에서는 미충원 수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교육부는 "대학이 신입생을 덜 뽑을 의도로 일종의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중대한 입시 비리로 볼 여지도 있다”고 일축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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