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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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 거주하는 한 60대 여성이 법원에서 실업급여 부정수급에 대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행정당국에서는 부정수급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해 환수액을 돌려 받지 못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지난 6월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A(여. 60대)씨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이 A씨의 고의적인 부정수급이 없었다고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환수액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A씨 측 변호인은 현재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사안은 지난 202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릉에 있는 한 김밥집에서 주방 직원으로 고용돼 근무하던 A씨는 같은 달 21일 자신의 집 계단에서 넘어져 오른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1주일간 병원에 입원해 뼈 이식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A씨의 주치의는 "노동으로의 복귀는 6개월 가량 경과 후 판정을 요한다. 합병증 등 장기적 예후에 관한 재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에 A씨는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고, 김밥집 대표 B씨도 A씨에게 "재활과 치료가 우선이니 치료를 잘 받으시는게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사직을 권고했다.

A씨가 일하던 김밥집은 상시 근로자 1인 사업장으로 다른 직무로 전환 배치하거나 질병휴직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데다 B씨도 사직을 권고한 만큼 질병으로 인한 퇴직이나 권고 사직 처리됐다는 것이 A씨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B씨가 이직신고를 잘못 기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B씨 역시 A씨의 퇴사 사유가 질병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관련 시스템에서 '개인사정 중 질병 퇴사' 항목을 찾지 못했다. 이에 다른 항목 중 '경영불황으로 인한 인원감축' 항목으로 기재하자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절차를 진행해 이직확인서를 작성했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12월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강릉고용센터를 찾았고, B씨가 신고한 내용과 똑같이 쓰면 된다는 담당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인원감축'으로 기재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실업급여 신청 전까지 B씨가 '인원감축'으로 이직확인서를 기재한 사실을 A씨는 전혀 몰랐지만, 관련 절차를 잘 몰랐기에 별다른 의심없이 진행했고, 같은 달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230여만 원의 실업급여를 수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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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없지만, B씨가 A씨의 이직 사유를 개인사정에 의한 퇴사로 다시 정정하면서 불거졌다. B씨가 김밥집을 운영하면서 정규직 채용 시 매월 강원도에서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었지만, 비자발적인 인원감축이 있을 경우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B씨는 이직 사유 정정신청서와 사직서를 미리 작성한 뒤 A씨에게 서명을 요청했고, A씨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전에도 B씨의 말을 들으며 실업급여를 신청했던 터라 퇴직 사유를 정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행정당국은 A씨가 받은 실업급여를 부정수급으로 판단했다. 강릉고용센터는 A씨가 당초 실업급여를 신청했을 때의 퇴직 사유를 정정하면서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은 A씨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그동안 받은 실업급여를 환수조치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자신이 받은 실업급여의 두 배에 달하는 460만여 원을 지불했지만, 억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A씨는 "솔직히 실업급여를 받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었다"며 "악의적으로 고의성을 갖고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수급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금적전인 손실과 함께 억울함을 참지 못한 A씨는 변호인 측에 도움을 요청해 재판에 나섰고, 결국 법정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등을 받았다거나 그러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증거도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서는 무죄 판결이 났지만, 행정당국은 여전히 A씨에게 내린 행정처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행정처벌은 형사처벌과 같이 고의성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절차 상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 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강릉고용센터 관계자는 "행정처벌은 고의적인 과실을 따지지 않고 행정적인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 지를 살핀 뒤 처분을 내린다"며 "다"며 "어찌됐건 A씨가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중에 다시 퇴사 사유를 변경하면서 처음에 거짓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상 메뉴얼을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소울의 이현우 변호사는 "객관적으로 거짓, 부정신고가 아님에도 고용노동부의 자의적인 수사로 인해 A씨가 무죄 판결을 받는데 실업급여를 받았던 비용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담당 공무원은 환수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행정소송을 또 하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부터 상세히 절차를 설명했다면 이러한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너무 억울해하고 있다"며 "저희 법무법인에서도 도움을 드리는 차원에서 무상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지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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