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G20 화두는 트럼프·기후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하는 길에 마나우스에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에 들러 11월 17일을 국제 보존의 날로 지정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뒤 연설하고 있다. 마나우스=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 전 ‘고별출장’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정글인 아마존 열대 우림을 찾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이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를 단속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17일(현지시간) 브라질로 향한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장소인 리우데자네이루로 곧장 이동하지 않고 아마조나스주(州) 마나우스에 들렀다. 그는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아마존 상공을 돌며 아마존강 일대의 수위 저하와 습지 화재 피해 상황을 살피는 한편 야생동물 피난처 등을 둘러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주민 지도자와 만나고 아마존박물관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기금 지출 규모를 연간 110억 달러(약 15조3,500억 원) 늘려 미국이 세계 최대 기후 재원 공여국이 되겠다는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마나우스에 머무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아마존기금에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추가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이 기금에 5,000만 달러를 낸 상태다. 아마존기금은 브라질이 2030년까지 자국 열대 우림 삼림 벌채를 끝내겠다고 약속하며 부국들에 출연을 요청한 기금이다.
다만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자는 기후위기를 믿지 않는다고 공언해 왔다. 핵심 공약 중 하나가 화석에너지 무제한 생산이다. 전날 트럼프 2기 행정부 에너지부 장관에 지명된 ‘석유 재벌’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견해로 트럼프 당선자 눈에 띄었다는 평가가 들린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수엘리 아라우주 전 브라질 환경청장은 AP에 “미국 새 행정부가 아마존기금에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18, 19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화두도 ‘기후위기’와 ‘트럼프’다. G20 정상회의 준비를 총괄하는 셰르파 회의의 브라질 대표인 마우리시우 리리우 차관(외교부)은 9일 브리핑에서 “전례 없는 기후위기 속에서 어떻게 에너지 전환을 하느냐가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라고 말했다. 지난주 이웃나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도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