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전영근 전 부산시 교육국장
전영근 전 부산시 교육국장 |
(부산=뉴스1) 전영근 전 부산시 교육국장 = 예전에는 칠판, 책걸상만 있는 교실에 학생들이 빼곡하게 차 있어 교실이 '콩나물시루' 같았다. 선풍기는 당연히 없었고 추운 겨울에는 교실 중앙에 놓인 난로에 양은 도시락을 올려 점심을 기다리곤 했다. 남부 지방에는 덜 춥다는 이유로 난로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2012년 중학교에는 '교과교실제'가 운영되면서 학교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붐이 일었다. 교실은 수학, 영어 등 교과 특성에 맞게 학생 중심 교육활동이 이뤄지도록 환경이 개선됐다.
예를 들어 수학교과실에는 각종 교구와 보드 등이 준비됐고 구획을 나눠 다양한 방식의 교육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복도에는 홈베이스와 휴게공간이 설치돼 학교 내 모든 공간이 기존의 학습 중심 공간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이 될 수 있도록 혁신이 이뤄졌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린 스마트 스쿨 또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이 시작됐다. 이는 40년 이상 오래된 낡은 학교를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얼마 전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으로 리모델링한 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됐는데 딱딱한 학교가 아닌 집처럼 편하고 아늑한 환경에서 수업과 놀이가 모두 가능한 소통과 협력의 공간으로 확 바뀐 모습에 놀라우면서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교실에 스마트 전자칠판은 물론이고 태블릿, 크롬북은 학생이 수업 중 언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구비돼 있었다. 창가에는 갓전등으로 분위기를 냈고 벽면에는 타공판이 설치돼 학생들의 작품 게시가 손쉬워졌으며 뒤쪽에는 무대가 있어 활동 결과를 바로 발표할 수 있었다.
또 냉난방기는 물론 공기정화장치도 있어 언제든 깨끗한 공기가 유입됐다. 복도에는 간이 도서관이 있어 언제든 책을 볼 수 있었고 놀이방, 동영상 제작방, 학교 안내 로봇, 실내 수직정원 등이 있었다. 미래 교실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가 돼 있었다.
학교의 교실은 강의식 수업을 하는 일방적 공간이 아니라 발표, 협력, 나눔의 소통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미래 교육을 위한 환경이 갖춰져 있으니 수업 개선, 평가 혁신으로 아이들이 가진 역량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치고 자신의 삶을 가꿔 나가게 하는 학교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가슴 뿌듯함이 느껴진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이 있는 30세 이상 가구 60.9%는 사교육비가 가정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또 저출생 문제, 교육격차,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학교는 '오고 싶은 학교, 머무르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랑할 만한 K-교실로 변화 중이다. 이제는 글로벌 교육을 리드하는 K-교실, 아이들이 그 속에서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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