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 보임 절차 개선…전국서 추천받고 대법원장이 임명
고법부장의 지법원장 보임도 한시적 허용…"과도기적 조치"
답변하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김명수 전 대법원장 재임기 사법개혁의 하나로 도입됐던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추천'이라는 형식만 남기고 사실상 폐지된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8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글을 통해 "사법정책자문위원회의 논의 및 전국 법관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렴한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 등을 토대로 새로운 법원장 보임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전국 법원의 판사와 일반직 공무원 등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법원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추천받는다. 이후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각급 법원에 적임자를 임명한다.
추천이라는 형식은 살렸지만 투표 없이 대법원장이 거의 전적으로 임명한다는 점에서 일선 판사들이 법원장 후보를 선출하는 기존 제도는 사실상 폐지되는 셈이다.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지방법원장이 될 수 있는 길도 한시적으로 열린다.
기존에는 소속 법원에서만 추천·보임이 가능했기 때문에 재판 업무에서 탁월함을 인정받은 고법 부장판사들이 지방법원장에 보임되는 게 불가능했다. 고등법원은 전국에 6곳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는 전국적으로 후보들을 추천받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각 법원에 적임자를 임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법 부장판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천 처장은 "2025년 법관 정기인사에 지방법원장은 원칙적으로 지방법원 소속 법관 중에서 보임하되, 법원의 특성과 후보군 등을 면밀히 살펴 한시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일부 지방법원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보임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점차 그 보임 규모를 축소해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장 임기 중에 이러한 과도기적 운영을 마무리해 이후부터는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모두에서 새로운 법원장 보임 제도가 원만하게 도입, 정착될 수 있는 안정적 여건을 최대한 빨리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각 법원 판사가 투표를 통해 천거한 후보 2∼4명 중 1명을 대법원장이 법원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대법원장 권한 분산과 사법행정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2018년부터 김 전 대법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의도와는 정반대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법관들이 본연의 임무보다 법원장 투표에 치중하거나 '눈치 보기'에 급급해한다는 비판에 부닥쳤다.
천 처장은 "명확한 사전 계획 없이 추진된 법관 인사 이원화의 안정적인 진행과 정착을 도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한 과도기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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