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사람들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불에 탄 차량 주변에 모여 있다. 미군은 바그다드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으로 이 단체 지휘관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이 공습은 지난달 27일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 '타워 22'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4.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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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이라크 민병대가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까지 중동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의 이스라엘 드론 공격 건수가 9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6건, 9월 31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이번 달은 현재까지 65건의 드론 공격이 있었다. 더타임스는 "이라크 민병대의 저출력 드론 공격은 대부분 격추당했다"며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기보다 성가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이에 대해 보복하지 않았다.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선임연구원은 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9월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는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이란이 지난 10월26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위해 앞으로 이라크 서부의 대리 세력에 의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나이츠 연구원은 이란이 이미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유조선 등에 숨겨 이라크로 밀반입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츠 연구원은 "이라크의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이 죽기 시작하면 이스라엘은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시설을 공격하고 그 뒤에는 시리아 동부에서와 같은 정밀 타격으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라크가 중동 전쟁에 휘말린다면 주 수입원인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 큰 산유국이다.
석유 수출은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20년 동안 이라크 경제의 주요 자금 조달원이었다.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부르쿠 오즈셀리크 수석연구원은 "이라크에 경제적으로 피해를 주는 모든 것은 이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이라크는 국경을 맞댄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최근 이라크 정부가 자국 내 민병대의 자제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이란 테헤란에 외교관과 안보 담당자를 파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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