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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위기'의 민주당…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유도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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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수습하고 뭉치려는 민주당…"이재명 체제 공고히 해야"

당 내 법률적 영량 총동원해 남은 李 재판 대비하기로

李 판결에 결속하는 국민의힘…'李 유죄론' 부각하며 내부결속 강화

與 분열 노려야 하지만 李 유죄에 오히려 '비명 대권주자' 관심만 커진 野

추가 동력 못 얻은 민주, '윤석열-김건희' 의혹 부각하며 '정공법' 지속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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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이후 내부 혼란상을 보이는 가운데, 다음 주로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법 재의표결 대책 마련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당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이를 토대로 여권의 이탈표를 노릴 방침이었는데, 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만 커질 뿐 별다른 묘안(妙案)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 "최악의 사법살인 판결" 맹비난…결속 다지며 李 재판에 '전력'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 대해 일제히 맹비난에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누가 봐도 명백한 '사법살인'이었다.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며 "사법 정의를 크게 훼손한 이번 '정치 판결'에 동조할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판결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번 판결이 잘못됐다고 사법부를 성토하면서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당초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또는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 벌금형'을 예상했던 터여서, 판결에 대한 충격도 그만큼 컸던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판결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일단 혼란을 수습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황정아 대변인은 회의 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추진 동력이 저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더 결집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부 결속이 더 단단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 중심의 이른바 '일극(一極) 체제'에 대해서도 옹호 의지를 보였다. 황 대변인은 '비명(비이재명)계가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이겠다'고 발언한 최민희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당 차원에서의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원들의 개별적인 의견은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상당한 수위의 발언이지만 별도의 제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친명계의 목소리가 전달되도록 하는가 하면, 이번 재판 결과를 계기로 나타나고 있는 비명계의 움직임도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도 "이번 판결은 정권이 이 대표를 탄압한다는 것을 더 정확히 보여주는 만큼, 지금은 이 대표 체제를 오히려 공고히 해야 한다"며 이 대표 중심의 체제 유지에 방점을 뒀다.

민주당은 첫 단추인 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 만큼, 오는 25일 열리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비롯한 이 대표의 차후 재판 준비에 당내 법률적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전날 "지금까지 변호사 선임 등 문제를 이 대표가 (혼자) 관리했다면, 이제는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거나 율사(律士,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법률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당 검찰독재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도 "선고 이후에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고, 팩트 부분을 명확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검찰에서 만들어 놓은 거짓과 궤변을 전제로 해서 내려진 판결이라고 보고 있으며,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李 '사법 리스크'에 단결하는 與…부족한 동력 속 '특검 당위성'에 올인

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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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에는 추진을 위한 추가 동력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로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뭉치고 있는 데다, 재의표결이 예상되는 주 초반에 선고될 예정인 위증교사 혐의 1심 판결이라는 변수에 대한 주목도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 또는 피선거권 유지 수준의 형을 받아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만든 후 위증교사 재판 결과를 두고 다퉈볼 심산이었는데, 선거법 1심 유죄로 인해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압도적 다수인 민주당에게 정국의 주도권을 내주기만 하다가 이번 판결로 '반색'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가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 대표 비판론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한 대표는 이 대표 측의 재판 지연을 막아야 한다며 태스크포스(TF)도 당 법률자문위원회 산하에 구성하도록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극대화될수록 각종 현안에 대한 민주당의 동력이 약화되는 만큼, 이를 최대한 부각하며 민주당의 힘을 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댓글 논란' 등으로 더 느슨해진 당 결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명태균 이슈 등 새로이 집중하고 있는 특검 관련 의혹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 등을 토대로 여당 내부의 균열을 유도해 김건희 특검법 재의표결에서 이탈표를 끌어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무죄나 '사실상 무죄'가 나왔다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국민들에게 분노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에 (특검법이) 재의표결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었다"며 "지금은 1심 판결로 인해 각 진영이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것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이탈표 전략에 대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황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쓰려던 카드를 쓸 수가 없게 됐고, 그 밖의 전략 또한 제시할 만한 것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사법 리스크' 부각으로 인해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비명(비이재명)계 원외 인사 모임인 초일회의 행사나,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이른바 대권잠룡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도 앞선 비관론과 결을 같이 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은 재판이고, 특검법은 특검법이라며 특검법 관련 이슈를 최대한 부각하는 기존 전략으로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특검법 관철을 위한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하고, 명태균씨 관련 추가 녹취파일을 공개하는 등 특검법 통과의 당위성을 부각하는 데 힘쓰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특검법은 이 대표 판결과 크게 상관이 없다. 사법 절차는 앞으로도 몇 년이 걸릴 것이고, 이 대표의 판결 때문에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죄가 사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골프 치러 돌아다니는 것 등을 보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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