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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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의 여파로 야권 리더십의 동력이 흔들리자, 국민의힘은 이를 틈타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 대표의 현실화한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연일 공세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민생 정책을 강조하며 '일하는 여당' 이미지로 국면 전환을 꾀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여당이 성공적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정부·여당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문제와 명태균 씨 폭로로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근본적으로 민심에 다가설 수 있는 정책 이슈 발굴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야당과의 협치 등 각고의 노력 없이는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李 사법리스크 때리는 與…민생 강조 행보로 '국면전환'도 기대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그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증교사는 대표적 사법방해 행위인데, (25일) 선고를 앞두고 극단적으로 몰려다니면서 판사 겁박(劫迫)이라는 사법방해 행위를 저지르는 건 중형을 받겠다는 자해행위에 가깝다"며 "극단적으로 반성하지 않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 무거운 형의 이유가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를 두고도 "흔하디흔한 사건에서 다른 분들과 통상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의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2, 3심은 3개월 내 결론이 나야 한다. 1심 재판이 비정상적 지연을 정상화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 대표는 당 산하 법률자문위원회에 재판 모니터링 TF를 꾸려 이 대표의 재판이 지연되는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더해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논란까지 확산하면서 완전히 수세에 몰린 상황이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 대통령 일가를 비방한 글이 발견돼 논란이 되자, 이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내홍으로도 번졌다. 그러나 이 대표 1심 선고를 기점으로, 당내에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읽히기 시작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같은 당 내부 위기를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으로 덮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단합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향후 민생 정책 이슈에 집중해 국면 전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대표가 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재정 준칙 법제화를 강조하는 등 행보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여기엔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며 사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과 대비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있다.

당의 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향후 민생 프로그램을 어떻게 짤 것인가에 집중해 논의하고 있다"며 "당 민생 특별위원회 재가동을 통해 주식 시장 폭락 문제·경기 침체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와 같은 현안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與 위기 핵심인 '김건희·명태균 리스크' 해소 없인 국면 전환 어려워"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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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권에선 이들이 기대하는 국면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여권 위기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논란 및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 등에 직면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정부·여당이 민생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게 아니라 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특별감찰관도 근본적인 쇄신책이 될 수 없다.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고 하지 말고 가장 큰 리스크를 먼저 제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줄곧 거대 야당에 가로막힌다는 점도 여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임기 절반을 넘긴 상황에서 더 이상 '민생 어려움 알아요' 정도로는 위기를 넘길 수 없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야당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연금개혁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 중 성과를 내어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입법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는 것이 윤 정부와 한 대표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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