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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인터뷰]기상청장 "여름 길어져 각 분야 영향…계절 재설정 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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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상 기후 현상, 티베트·북태평양고기압 때문

예보 정확성 높이기 위해 기술·인적 부분 개선 예정

뉴시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장동언 기상청장이 15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5.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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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올해 여름, 기상청 관측 이래 서울에서 최장기간 열대야가 이어졌고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속출했다. 장동언(59) 기상청장은 본격적인 집중 호우를 앞둔 지난 7월1일 부임해 이상 기후에 대응하며 분주하게 보냈다.

4개월여를 임기를 숨가쁘게 보낸 장동언 기상청장이 지난 1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염, 열대야 등 이상 기후 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 청장은 최근 기후 변화와 관련해 "여름 계절의 길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며 "큰 틀에서 보면 매년 계단 올라가듯이 기온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올해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높은 기온과 습도는 우리나라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인 '이중 열이불'이 동시에 상공을 덮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계절 재설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계절 길이 재설정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시작했다"며 "겨울철 한파 및 적설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기술적·인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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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장동언 기상청장이 15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5.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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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 청장과의 일문일답.

-올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폭우가 나타나고 지난달까지 늦더위가 지속됐다.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무엇인가.

"매년 계단 올라가듯이 기온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기온이 높아지는 추세는 결국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직접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특히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은 25.6도로, 평년(1991~2020년)의 23.7도보다 1.9도 높아 역대 가장 더웠다. 높은 습도로 인해 올해 열대야일수는 역대 가장 많은 24.5일 정도로 기록됐는데 평년인 6.6일의 3배가 넘는다. 이런 현상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상공을 덮는 이른바 '이중 열이불'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두 고기압이 9월 중순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부는 태풍이 더위를 가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오히려 이 시기 이상 기후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해 여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인해 태풍 발생이 억제됐다. 태풍은 보통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데 가을에는 고기압이 동쪽인 일본으로 후퇴를 하기도 했고, 한반도에 상륙하는 등 직접 영향을 준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태풍으로부터 수증기가 옮겨져 구름대를 형성하게 되고 밤사이 복사 냉각 효과를 차단하면서 여름철 열대야가 많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9월 세계기상기구(WMO)가 11월부터는 오히려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라니냐가 우리나라 이상 기후 현상에 영향을 미쳤나.

"통상 라니냐가 발생하면 차고 건조한 북풍기류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진다. 다만 우리나라 겨울철은 라니냐 자체보다는 각 대양의 해수면온도, 북극 해빙, 유라시아 눈덮임 등 다양한 기후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일례로 2016년 라니냐가 발생했지만 지구 온난화 경향으로 인해 평년보다 기온이 오히려 높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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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장동언 기상청장이 15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5.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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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추석' 대신 '하석'이라는 표현도 나오는데 여름이 길어질 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여름 계절의 길이가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1991~2020년까지 최근 30년은 과거 1912~1940년까지 30년과 대비했을 때 여름은 20일 늘어나 118일로 나타났고, 겨울은 22일 짧아진 98일이었다. 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여름 길이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계절 길이 재설정'에 대한 논의도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

"기상청은 계절 길이 변화에 대한 사회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올해 8월 포럼을 개최하고 학술적 논의를 시작했다. 세부적으로 논의를 해서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선은 자료를 모으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상청과 관련해 '오보가 많다' '예보가 빗나갔다'는 지적이 늘 따라붙는다.

"사실 올해는 상대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큼 빗나간 사례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날씨 예보라는 게 100% 정확하게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빗나간다. 물론 기상청이 보수적으로 예보 내는 게 아니냐 이런 게 섞여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정확한 예보를 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태풍의 진로, 비가 온다 안 온다는 건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했지만 사실은 모든 게 확률이다. 이런 특징을 (넓게)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기상청이 예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어떤 것이 있나.

"기상청에서는 기술적·인적 측면에서 예보를 높이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기술적인 부분은 '앙상블 프로그램'의 차세대 모델을 개발해 확률 예측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적 부분으로는 '유연 근무 체계' 도입이다. 현재 기상청 예보관이 4개조로 운영 되고 있다.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심층적으로 분석을 해야 하는데 현재 근무 여건상 어려울 때가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유연 근무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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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장동언 기상청장이 15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15.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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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취임한 이래 약 137일 정도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실 기상청장으로 취임하고 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시작됐다. 재난 문자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7월8일 새벽시간대 경북 안동에 사는 주민이 기상청에서 보낸 재난 문자 덕분에 대피할 수 있었다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정말 감사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곧 겨울이다. 마지막으로 '한파'나 '폭설'에 대비한 각오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부터 겨울 방제 기간이 시작됐다. 농촌 지역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말씀을 나눠보면 사실 정량적인 예측도 중요하지만 '눈이 많이 내릴 것이다'라는 예측을 잘 해주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만반의 준비를 해서 기후변화로 빈번해지는 폭설, 한파 등 극한 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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