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로연수 업자들이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홍보자료. 정식 운전학원 대비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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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에 운전 강습을 받게 해주겠다며 불법으로 도로 연수를 제공해온 업자들이 경찰의 특별단속으로 대거 검거된 사실이 확인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국 시·도경찰청을 중심으로 지난 3월 4일부터 5월 31일까지 3개월간 무등록 불법 도로 연수 강사 모집·알선책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진행해 101명을 송치했다. 단속 기간 중 지난해 6월 금천서에서 송치됐던 불법 도로 연수 총책 및 관리자가 또 다른 불법운전연수 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것이 적발돼 79명이 송치되기도 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탈에서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하면 ‘00드라이브, 00드라이빙’이라는 이름을 지닌 불법운전연수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사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사설 업체들로, 사이트에 대표자 이름, 사업자 등록번호, 회사 주소 등의 표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방문도로연수를 해준다, 자차로도 연수할 수 있다, 주말·공휴일·새벽 시간 연수가 가능하다, 여성 선생님을 연결해준다, 원하는 코스로 연습이 가능하다’ 등을 강조하며 수강생을 모집한다. 주로 직장인이나 학생, 주부 등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전학원 방문 없이 연수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불법 운전연수가 인기를 얻는 요인은 저렴한 수강료다. 이들이 요구하는 수강료는 정식 운전전문학원에 비해 많게는 절반 가량 낮다. 일례로 경찰청에 등록된 한 운전전문학원은 10시간 도로 연수에 50만원을 받지만, 불법운전연수 업체는 10시간 연수에 25~30만원 정도를 부른다.

한 불법운전연수 업체에 직접 수강을 문의해 보니 상담원은 “자차로 연수도 가능하고 운전학원 소유 차로 연수도 가능하다”며 “자차는 10시간 29만원, 승용세단 연수차는 32만원, SUV 연수차는 34만원”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업체 사이트에는 ‘10년 장롱면허를 청산했다’, ‘운전연수를 마치고 서울에서 평택까지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후기글도 수두룩하다.

도로교통법상 경찰청에 등록하지 않고 유상으로 운전 교육을 제공하면 2년 이하 징역형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청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운전 연수 업체들은 사업자 등록번호를 운전학원이 아닌 전자상거래 소매업 형태로 등록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전문학원은 2300㎡ 규모의 교육용 부지를 갖추고 안전장치가 부착된 교육용 자동차 보유 등의 조건을 갖춰야만 경찰청에서 학원 인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 도로연수 업체는 이 같은 조건을 갖추지 않다 보니 실제 교육 시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정식 운전전문학원 연수 차량의 경우 조수석 하단에 보조 브레이크 등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어 강사가 긴급 상황에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도로연수는 ‘운전 연수봉’이라는 임시 브레이크 장치를 설치하거나 안전장치 없이 연수가 진행된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불법 운전연수를 택했다는 심모 씨(30)는 “강사가 운전석 브레이크에 쇠 막대기를 연결하고 조수석에 앉아서 필요할 때마다 브레이크를 대신 눌러줬는데 제동력 부족으로 사고가 생길까봐 연수를 받을 때 불안했다”고 말했다.

불법운전연수 업체들은 연수자를 위한 자동차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고 시 제대로 된 보험 처리를 받을 수 없고 모든 과실책임을 운전자 본인이 져야 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일부 업체들은 자동차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업체 사이트에 홍보 문구를 띄웠지만, 교육생용 전문 보험이 아닌 일반 자동차 보험인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불법 무등록 운전 교습 업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무자격 강사를 채용해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강사 면허증이 없는 사람들이 교육하는 경우가 많아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소득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탈세의 창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법운전연수 업체가 활개를 띠며 경찰청에 정식으로 등록된 전국의 자동차운전학원은 감소세를 띠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운전학원은 2019년 379개소, 2020년 374개소, 2021년 373개소, 2022년 363개소, 2023년 358개소로 계속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200곳 가까이 준 상태다.

한편 불법도로연수는 총책·알선책 등으로 이뤄진 조직화 행태를 보이며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금천서는 무자격 강사 100여명을 관리하며 온라인으로 도로 연수생을 알선한 총책 및 관련자 69명을 송치했다. 이들은 4년간 1억6000만원의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앞으로 도로연수 교육체계 전반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불법운전연수 교육생을 모집 및 알선한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 처벌 규정이 없었는데, 앞으로 알선한 사람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8월 발의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도로 연수는 무등록, 무자격자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사고 위험이 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연수생 자차 이용 교육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도로 연수 교육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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