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올해 외국인 100명 넘게 처형
총 사형 집행은 연간 300건 돌파할 듯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관영통신을 인용, 지난 16일까지 사우디에서 올해 총 101명의 외국인이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101번째로 처형된 사형수는 예멘 국적의 외국인으로, 그는 마약 밀반입 혐의로 최근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그는 2022년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사형 집행을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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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우디에서 처형된 외국인 101명 중 가장 높은 비율은 파키스탄 출신으로, 21명에 달한다. 이어 예멘 출신 20명, 시리아 출신 14명, 나이지리아 출신 10명, 이집트 출신 9명, 요르단 출신 8명, 에티오피아 출신 7명 등 순이다. 사우디에서 1년간 처형된 외국인 숫자가 100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년 평균과 비교하면 거의 3배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럽 및 사우디 인권기구(ESOHR) 관계자는 매체에 "사우디가 1년에 100명 이상의 외국인을 처형한 건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는 1년간 외국인 사형집행 최다 건수"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내국인 사형 집행까지 합치면, 사우디는 올해 총 274건의 처형을 진행했다. 종전 최다 사형 집행 기록인 196건을 뛰어넘었다. 사우디는 이미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사형 집행을 가장 많이 한 국가로 올라선 바 있다.
사우디의 사형 집행이 폭증하는 이유는 마약 사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사우디는 마약 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3년간 유예한 끝에 2022년 해제한 바 있다.
당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인 사건, 혹은 많은 생명에 위협을 가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형을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지역 사형 제도 반대 운동 단체인 '집행유예(Reprieve)'는 올해 사우디의 전체 사형 집행 건수가 300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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