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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외화내빈 지스타,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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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4가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코로나 이후 역대 최대 관람객 21만 명이 방문해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지스타 1순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전'이었다. 행사장 내부와 야외 모두 안전 관리 요원, 현장 스태프, 경찰들이 다수 배치됐다. 행사장 내부에는 안전 관리 요원뿐만 아니라 각 게임사의 현장 스태프들도 나서서 관람객들의 안전을 지켰다.

특히 15일과 16일은 수능을 치른 수험생 관람객과 주말 관람객이 대거 몰렸으나 배치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됐다. 안전이란 기본적 목표는 달성했지만 올해 지스타가 성공적이었냐고 묻는다면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20주년이란 상징적 의미를 행사에서 찾지 못했고 국제 전시회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집안 잔치에 머물렀다. 앞으로 지스타 주최 측이 풀어나가야 할 두 가지 큰 과제를 짚어보자.

지스타는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처음 개최돼 지난 20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게임전시회로 성장했다. 그러나 20주년을 맞은 지스타가 국내 게임 업계와 게이머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작년이나 재작년과 똑같은 게임전시회였다.

그동안 지스타가 걸어온 20년과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자리는 없었다. 게임 산업의 발전과 변혁, 그리고 기술적, 산업적 비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자리고, 2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만큼 적당한 자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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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은 30주년을 테마로 행사장 내부 부스와 야외 부스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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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게임사라면, 혹은 5주년, 6주년이었다면 이해가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무도 아닐뿐더러 주년 행사를 매번 챙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스타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자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사 중 하나다. 지스타에 정부 및 공공기관이 깊이 관여돼 있다는 의미다. 기업이야 자사 게임을 알리는 데 집중한다 치더라도 20년 동안 쌓아온 공과를 정리해 향후 발전의 초석으로 만드는 작업은 공공의 과제다.

특히 국제게임컨퍼런스 지콘에서 20주년을 기념한 발표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은 공공의 역할을 의심스럽게 만들 정도다.

20주년 맞이 관람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제1전시장 전면에 나풀거리는 플래카드가 아니었다면 20주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관람객도 있을 정도다.

실제로 행사 현장에서 물어보니 모르는 관람객들이 정말 많았다. 넥슨 야외 부스 앞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부산에 거주하는데도 20주년인지 전혀 몰랐다. 작년에도 왔었는데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역시 "지스타는 학생이나 20대 관람객이 많고, 대부분 게임 시연이 목적이다. 대대적인 홍보가 없으면 크게 관심이 없고 모르는 게 당연하다. 20주년인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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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전시장을 캐리한 하이브IM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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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사 유치 문제도 해가 지날수록 대두된다. 올해 지스타는 국제게임전시회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해외 게임사 출품이 저조했다.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해외 게임사 유치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에는 하오플레이, 쿠로게임즈, 슈에이샤 게임즈, 에픽 게임즈 등 적지 않은 해외 게임사가 참여해 신작을 공개했다. 반면, 올해에는 제1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한 하이퍼그리프와 인디 게임 쇼케이스를 준비한 스팀, 나이언틱 정도다.

물론 최근 해외 게임사들이 큰 규모의 전시회가 아닌 자체 행사를 선택한 탓도 있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 등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호요버스 역시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자체 IP 행사인 '호요랜드'를 개최했다.

해외 게임사 유치 부족 문제는 곧 전시회의 퀄리티, 규모와도 직결된다. 참가하는 게임사가 줄어든 만큼 전시 규모도 줄어든다. 올해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홍보와 달리 제2전시장은 한산했다.

그나마 대형 신작을 들고나온 하이브IM과 포켓몬 고 부스를 준비한 나이언틱 덕분에 유령 전시장이 되는 불상사는 막았으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지스타가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게임전시회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대형 글로벌 게임사 유치가 시급하다. 국내 게임 시장이 다양한 장르와 함께 콘솔 및 패키지 게임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만큼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글로벌 게임사 유치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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