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정부 인선 문제로 갈등...머스크 역할 놓고 기존 참모 반발
문제의 재무장관 인선은 더 늦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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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격투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진영에 합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도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정부 인사를 두고 기존 참모와 충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픈 당선 2주일 만에 내각의 약 절반을 채웠으나 재무장관 같은 요직을 채우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서 보리스 엡스타인과 말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첫 대선에 도전할 당시 선거 캠프 선임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를 도우며 법적 권리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관계자에 의하면 머스크는 당시 트럼프 자택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엡스타인이 트럼프 2기 정부 인사에 대한 세부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고 비난했다. 이에 엡스타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짜증을 냈다고 알려졌다.
같은날 트럼프는 2기 정부의 법무장관으로 공화당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을 지명했다. 그는 지난 2021년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8일 미국 하원 윤리 위원회에는 익명의 증인이 출석해 게이츠의 성매매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게이츠가 법무장관이 되려면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며, 게이츠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머스크는 게이츠를 법무장관 후보로 천거한 엡스타인이 2기 정부 인사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이 불만이었다고 알려졌다. 엡스타인은 반대로 머스크가 자신이 내세운 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기존 트럼프 참모들과 머스크의 갈등은 이미 며칠 전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머스크는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 후보를 위해 1억3200만달러(약 1855억원)를 후원했다. 그는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대표로 지명되는 동시에 자주 트럼프 자택을 출입하며 인사 문제에 개입했다. 그는 16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언급되는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반면 러트닉의 경쟁자로 떠오른 미국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의 스콧 베센트 창업자에 대해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의 일부 인사들이 머스크를 불편하게 본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으로 행동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18일까지 상원 인준이 필요한 25개 핵심 부처 수장 가운데 13명을 지명했다.
18일 WP에 의하면 러트닉과 베센트 가운데 재무장관을 고민하던 트럼프는 일단 두 후보에 대한 지명을 재고하면서 선발 과정을 늦추고 있다. WP는 두 후보의 측근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서로 싸우면서 트럼프의 생각이 바뀌었다며 그가 제 3의 후보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는 머스크와 참모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19일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를 참관할 예정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참관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 내 머스크의 입지가 넓어진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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