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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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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서 차량 테스트하던 연구원 3명 질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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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19일 오후 차량 성능 테스트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9분쯤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4공장 인근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실험 부스(챔버)에서 40대 A씨와 30대 B씨, 20대C씨 등 3명이 차량 내에서 질식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 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사망했다.

세계일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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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등은 이날 사고 발생 2시간 전인 낮 12시50분쯤 “테스트를 한다”는 무전을 하고, 가솔린 차량 주행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챔버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참동안 챔버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료 직원이 챔버로 들어가 질식한 상태인 A씨 등을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다. 다른 직원들이 이들을 발견했을 땐 각각 실험차량의 운전석과 보조석, 뒷자석에 탑승하고 있는 상태였다.

챔버는 정비공장의 도색부스처럼 밀폐된 공간이다. 차량 한 대가 들어가면 성인 한 명이 차량 주변을 서서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챔버 내부 바닥엔 차량 구동이 가능한 롤러가 설치돼 있다. 이들 연구원은 롤러에 차량을 올려두고 차 안에서 실제 주행하는 것처럼 실험을 했다.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도 차량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온실험도 한다.

챔버에선 통상 진공청소기처럼 배기가스를 빨아들여 외부로 배출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산화탄소다. 일산화탄소는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는 것을 방해한다. 일산화탄소가 0.3%이상 함유된 공기를 장시간 호흡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사망자들은 모두 연구원이다. 2명은 현대차 남양연구소 소속이고, 1명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다. 향후 이 같은 안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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