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가 2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시위 때문에 학교 건물이 훼손됐고 수업도 마비됐다며, 시위를 멈출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총학생회는 내일(20일) 학생총회를 열어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학내 갈등에서 시작된 이 시위, 반여성연대 같은 외부 세력까지 가세하며 이른바 젠더갈등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인데요.
격해질 대로 격해진 이번 사태,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영상으로 보시죠.
[기자]
동덕여대에서 시작된 갈등은 대학 담장을 넘어 더 격해지는 모양새입니다.
<현장음> "저렇게 폭동 짓거리를 하는 것, 용납해서 되겠습니까?"
지난 주말에는 한 반여성주의 단체가 동덕여대 앞에서 학생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고, 온라인에서도 시위에 대한 비난과 옹호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젠더갈등으로 번져가는 양상입니다.
학교 측은 시위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시위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동덕여대 관계자> "(피해액이) 대략 20억원에서 50억원 사이라고 했는데, 피해가 워낙 크니까 업체가 한 번 더 정확한 피해금액을 추산할 것 같고…."
하지만 학생들은 "돈으로 겁박하지 말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철회할 것, 그리고 총장이 직접 학생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지난 11일부터 본관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불통'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덕여대 재학생> "한 달 전부터 교수님들께서 학우분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줬다고 생각해요. 우리 이제 공학 되니까 알고 있어라, 공학 준비 하고 있다…. 저희가 연락을 드리니 '아 이런게 있었다' 하시더라고요. '아이디어일 뿐이다, 너네 왜 그러냐', 불안할 수밖에 없고…."
이미 올해 초 외국인 남학생 6명이 동덕여대 한국어문화전공학과 재학생으로 편입됐는데, 당시 재학생들 모르게 이 절차가 진행됐던 만큼, 학교 측이 결국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할 거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동덕여대 재학생> "이런 식이면 공학 전환이 충분히 학교가 뒤에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반면 학교 측은 이미 학생들과 충분히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합니다.
<동덕여대 관계자> "이미 학교 총학생회나 평의원회, 이런 쪽에서 논의를 했었고 이미 다 알려졌던 내용들이거든요."
학교 측은 수업을 전부 마비시킨 시위를 더이상 용납하기 어렵다며, 시위로 인한 피해 사례 신고까지 받고 나섰습니다.
깊어지는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학교 측이 공학 전환 논의의 진척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양정호 /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단순하게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 라든지, 관련된 논의를 차후에 하겠다, 라고 하는 부분은 상당히 미봉책이고… 설득을 할 건지, 협의를 할 건지, 향후에 같이 다른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인지 논의하는 첫걸음을 떼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재정 여건 악화 등 여대가 겪을 수밖에 없는 위기를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양정호 /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여대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 한계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특성화라든지 그 부분을 집중해나간다면 나름대로의 경쟁력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들이 향후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 나갈 것인지 판단을 하거나 결정을 내릴 시점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시작해 젠더 갈등으로까지 확산하는 동덕여대 사태, 절충점을 찾기 위한 당사자들의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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