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할 것만 같은 여당 내부에선 한동훈 대표의 가족 이름으로 비방글이 대거 올라와 논란인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친한계를 제외하고선 당 안팎 곳곳에서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사실 여부에 따라 한동훈 대표의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동훈 대표 배우자와 장인·장모, 모친에 이어 친딸과 동일한 이름으로도 1백 개 넘는 비방글이 올라온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
친딸 한 모 씨의 이름으로 올라온 글 가운데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 등 지도부, 권성동 의원 등 친윤석열계 중진들을 '친김건희, 친건'으로 표현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글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거론된 당사자들은 즉각 당무감사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건지 아니면 사실인지, 이런 명의가 들어가 있으니까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될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역시 "나를 향한 욕설도 있다는데, 숨어서 비방질하는 비열한 족속은 엄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짜 가족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지만, 한 대표는 며칠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제가 이미 말씀드린 것하고 법률위원장이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제가 더 특별히 더 말씀드릴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요."
친한계 당 지도부는 "한동훈 대표는 글을 쓰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명확히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가족들 이름으로 작성된 글들에 대해서는 "당원들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다른 글들까지 다 확인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유난히 대응이 더딘 사이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한동훈 대표의 가족이 글을 썼거나, 혹은 누군가 명의를 도용했을 가능성입니다.
아니면 댓글 프로그램을 동원해 비방글을 작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전 지사를 "민주주의 파괴범"이라고 비판했던 것을 지목하며 '온 가족 드루킹 의혹'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검사 한동훈이 이 상황을 한심해할 것"이라며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친한계도 발끈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공인이다" "수십만 건 가운데 7백 개일 뿐이다" "가족이 맞다한들 뭐가 문제냐"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JTBC '장르만 여의도')]
"가족이 만약에 했다 합시다. 했다 해도 그게 뭐가 문제가 됩니까,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요? 법률적인 문제가 되나요?"
당원게시판 의혹이 친한-친윤 갈등으로 번지는 가운데, 만약 작성자가 가족이라면 한동훈 대표의 여당 내 입지는 물론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대표를 향해 "당원게시판 의혹 때문에 요즘 들어 용산에 '항복'한 것이냐"며 "잘못한 게 있다면 이실직고하고, 잘못이 없다면 수사를 자처해 명예를 회복하라"고 압박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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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박천규 손하늘 기자(sona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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