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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재명 유죄 웃을 때 아니다”… ‘3가지 미션’ 떨어진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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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력 입증 본격 시험대

① 대통령실 쇄신 김 여사 리스크 해법 못 내놓으면 민심 역풍

② 외연확장 중도·무당층 끌어안을 민생·경제정책 비전 필요

③ 당 통합 ‘尹 비방글 논란’ 내홍… 봉합해 리더십 확보 숙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유죄 선고가 한동훈 대표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9일 한 여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1심 유죄 선고를 비롯한 이 대표 사법리스크로 정국이 출렁이자 이같이 평가했다. 한 대표가 야당의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기보단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치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한노총 찾은 韓, 민생행보 가속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국민의힘 지도부 간담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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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오버하지 않고 변화와 쇄신하고 민생을 챙기겠다”(17일 페이스북)며 연일 절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민주당 사법리스크를 여권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면 정부·여당의 쇄신을 추동하되 당 내홍을 봉합하고, 외연 확장을 꾀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의 급선무로는 공천 개입 의혹 등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잠재워 국면 전환을 이루는 게 꼽힌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에서 한 대표가 여권의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대표는 지난달부터 윤 대통령에게 개각,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 등을 조목조목 요청해왔다. 이 가운데 특별감찰관 임명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하는 등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기점으로 추가적인 쇄신 요구는 하지 않고 대통령실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인적 개편과 개각 기류에 대해 “대통령께서 지난 담화에서 변화와 쇄신을 말씀하셨으니 그런 차원에서 여러 고민과 검토를 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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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에선 이 대표 1심 선고를 여권이 쇄신의 고삐를 더욱 죄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대로라면 내년 5월로 예상되는 이 대표 대법원 선고 전에 정부·여당이 국민 불신을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의 폭로로 공천 개입 의혹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28일 재표결이 예정된 김 여사 특검법이 부결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야당에 이 대표 리스크가 있고, 여당은 김 여사 관련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오히려 중도층의 벽만 높아질 것”이라며 “당론으로 특검을 반대했고, (그렇다면) 어떻게 이 리스크를 풀 수 있을지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쇄신과 더불어 중도·무당층에 다가설 수 있는 민생·경제 정책 비전을 내놓는 것도 한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집권여당으로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함을 보이며 투쟁 일변도인 야당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 역시 이를 부쩍 신경 쓰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을 찾아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노동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하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핵연료 농축·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내용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가칭 민생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현장 행보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 대표가 정책 지향점을 대중들에게 명확하게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먹사니즘’, ‘억강부약’과 같은 한동훈표 정책 슬로건과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친윤(친윤석열)계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당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한 대표의 숙제다. 최근에는 한 대표 가족이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쓴 것 아니냐는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내홍이 커지는 양상이다. 김기현, 권성동 의원 등 친윤계는 이날 당무 감사 착수를 촉구했지만, 한 대표는 “제가 더 크게 (답을) 드릴 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김병관·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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