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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연세의료원장 "병원 전기료, 일반용 아닌 산업용 부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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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정 사태에 적극적 나서 정리해야"

"지난해 의료이익 -0.5%…수익구조 다변화"

"혁신의료 등 선제적 도입 최상급종합병원"

"장애인 고용률 100%…해외 2곳 병원 건립"

뉴시스

[서울=뉴시스]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4.11.1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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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료를 정상화하려면 의정 갈등 해소와 함께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수가 현실화와 의료사고 부담을 경감하는 의료사고특례법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병원에서 공적 기능인 환자 진료를 위해 쓰이는 전기에 일반용이 아닌 산업용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 의료가 정상화 되고 우수한 의료인력이 배출되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정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우수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 의료원장은 의료기관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수가 현실화는 물론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의료사고 부담을 경감하는 의료사고특례법 도입 등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공적인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환자 치료에 쓰이는 전기가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 요금을 적용 받는다고 지적했다. 연세의료원 산하 신촌 세브란스병원 기준으로 1년 전기 요금은 220억 원이 넘는다. 강남·용인세브란스병원까지 포함하면 청구되는 전기 요금은 훨씬 더 많아진다.

금 의료원장은 “최신 의료 장비의 경우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기 요금 부담이 크다"면서 "일반용이 아닌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요금을 부과하면 의료수익율이 -0.5%는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의 카드 수수료도 2%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대학병원에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가 적용돼 1.5%로 (수수료율을)낮춰줘도 100억 가량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의 비용이 줄어들면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게 되고 결국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원은 또 초고난도 질환 중심으로 의료 시스템을 전환하고 미래 의료에 투자하기 위해 경영 안정화에 주력한다.

금 의료원장은 “의료환경의 변화로 당장 의료 이익은 마이너스인 상황"이라면서 "혁신 의료나 필수의료 체계 도입 등을 위한 미래 발전 동력으로 다양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원은 지난 2월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올해 의료 수익으로 상반기만 12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영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 의료원장은 "의정 사태가 없이 전공의들이 모두 일한 지난해에도 의료 이익율이 -0.5%로, 이미 진료만 봐선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면서 "병원을 경영하려면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료원의 의료 수익은 2조 8000억 원이다. 올해의 경우 외래·입원 환자가 각각 12%, 27%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기준 1조27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77억 원 감소한 수치다. 인력 부족으로 외래·입원·수술 등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전체 의료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고정적으로 지출되면서 수익률이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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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세의료원 전경.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4.11.2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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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의료원장은 "의정 사태가 길어지면 결국 연구 분야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원은 체질 개선을 위해 연구 기술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수익 구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전·현직 동문들로 구성된 기부형 펀드 ‘세브란스 MD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간 투자사와 의료원 최초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벤처투자조합은 국내 최초의 산학협력 펀드이자 대학 동문 네트워크 기반의 펀드로, 우수한 기술과 사업성을 보유한 바이오헬스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바이오헬스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한다. 투자 수익 일부는 학교의 R&D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지금까지 약 90억 원의 투자금액을 운용하며, 11개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 기업의 총 가치는 2035억 원(연세대 교수창업 벤처 포함)에 달한다.

의료원은 환자 치료와 연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부금 운영 체계도 손본다. 기관별, 목적별 전략을 세워 필요한 나눔이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향후 7년 간 ‘거액모금캠페인’을 전개한다. 올해 환자 지원을 위해 33억 7700여만 원이 모였고, 연구 기부금은 17억 원 이상 모금됐다. 특히 익명의 기부자는 의과대학 교육과 연구활성화 목적으로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후원했다.

의료원은 신의료기술, 신약 등 혁신 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최상급종합병원의 새로운 기준도 제시한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입자 치료의 경우 이달 초까지 전립선암 378명을 비롯해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을 치료했다. 중입자 치료는 무거운 탄소 입자를 활용한 방사선 치료의 일종이다. 심각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 내년 상반기 회전형 치료기를 추가로 가동하면 두경부암 등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치료 환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

금 의료원장은 “연세의료원은 신의료기술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중증난치질환자를 치료해 왔다”면서 “앞으로 혁신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해 초고난도질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신의료기술 등 혁신의료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초고난도 중증질환자들이 세브란스에서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이 없도록 시스템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의료원은 초고난도질환 치료 기반으로 전환한다.

의료원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장애인 고용률 100%도 실현할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의 경우 371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현재 211명을 고용 중으로 올해 말까지 279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의료원은 영원 무역과 함께 방글라데시에 의료기관과 교육기관을 망라한 메디컬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2026년 개원이 목표다. 300병상 규모의 칭다오 세브란스 재활병원(가칭)은 내년 10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문을 연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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