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원 한복 대중화 사업 박차
스타와 디자인 협업 ‘한복 웨이브’
‘한복 근무복 디자인 개발’ 눈길
“K팝 아티스트들이 입은 한복이 글로벌한 주목을 받으면서, 젊은층에게 한복이 단순한 전통의상이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는 ‘힙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사진)
최근 tvN 드라마 ‘정년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인 김태리(정년이 역)가 입고 나오는 1950년대 한복 의상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주연 배우 김태리는 올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의 ‘한복 웨이브(Hanbok Wave)’ 사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복 웨이브는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 사업으로, 2022년 피겨 스타 김연아, 2023년 가수 겸 배우 수지 등 한류 스타와 한복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한복 의상을 기획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브로드웨이 전광판에 공개된 배우 겸 가수 수지의 한복 패션 영상. 동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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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도 6월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복스튜디오 혜온, 리슬, 오르디자인하우스, 주식회사 한복생활 등 4개 업체 디자이너들과 함께 직접 한복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복은 12월에 국내외 전광판과 패션잡지 화보로 공개한다. 하이라이트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4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한복 패션 영상을 송출하는 순간. 맨해튼 거리에서 한류 스타가 입은 총천연색 한복 패션 영상은 매년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한류 붐에 따라 한식, 한옥도 관심이 많지만 한복은 쉽게 이동 가능하고, 시각적인 효과가 커 ‘K컬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죠. 특히 BTS, 블랙핑크, 뉴진스 등 K팝 스타들도 즐겨 입기 때문에 국내외 젊은 세대들에게 스타일리시한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8월 공진원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한복 박람회 ‘한복상점’에는 나흘간 4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MZ세대 관람객이 대거 몰려들면서 한복상점은 전년 대비 61% 상승한 19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큰 화제를 모았다.
올 9월 서울 덕수궁에서 열린 ‘전통한복 곱게 입기 체험’ 프로그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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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회색 두루마기에 뿔테 안경을 쓴 한복 패션을 즐겨 하는 장 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한복의 일상화’ ‘한복의 대중화’를 내걸고 한복 문화 확산 캠페인을 벌여 왔다. 이를 위해 한복문화주간, 한복상점, 한복 곱게 입기 영상 콘텐츠 제작, 지역 한복문화창작소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펼쳐 왔다.
그는 “한복이 특별한 날만 입는 이벤트성 의상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한복 근무복 디자인 개발’ 사업이다. 공진원은 직종별로 350여 가지의 한복 근무복 디자인을 개발해 왔다. 신라복 한복 디자인을 근무복으로 도입한 경주 화백컨벤션뷰로를 비롯해 현재까지 총 43곳이 한복 근무복을 도입했다.
“현재 한복을 입으면 궁궐에 무료 입장을 해줍니다. 앞으로는 국립국악원 공연장,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에서 한복 입은 관객에겐 입장료 50% 할인 혜택을 주는 등 한복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해가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에 대통령과 장관들이 한복을 입고 국무회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국회도 1년에 한 번 ‘한복의 날’을 정해서 한복을 입은 국회의원들이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한복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요즘 한복은 국제 무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외교수단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기간에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한복패션쇼에는 국내 주요 한복 디자이너 7인이 만든 한복을 프랑스 모델들이 입고 나와 파리 시민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또한 10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24 한-베트남 우호 문화의 날’ 행사에서는 한복과 베트남 아오자이 등 양국 전통 의상을 소개하는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
내년이면 공진원 한복진흥센터가 10주년을 맞는다. 장 원장은 “올해 9월 전통문화산업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한복, 한지, 한식 등을 총망라한 페스티벌과 한복 문화에 대한 역사적 이론적 담론을 모색하는 학술포럼도 내년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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