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IRA·통상압박 위기 자동차
전기차 7500弗 보조금 중단 위기
IRA 전면 폐지 보다 수정 가능성
현대차, 혼류생산 강화 대응 준비
韓, 대미 무역흑자 車가 60% 차지
통상압력 첫 대상 가능성에 촉각
현지 공장 이용 관세장벽 피해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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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폐지와 관세 인상 현실화되나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 이후 자동차 업계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와 관세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인수팀이 최대 1대당 7500달러 규모의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고, 미국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 테슬라도 제도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IRA를 ‘녹색 사기’라고 혹평하며 폐지를 공언해오긴 했지만 신정부가 진용을 다 꾸리기도 전에 IRA 폐지와 관련된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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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실적으로 IRA 전면 폐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지면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차뿐 아니라 자국 업체들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전기차·배터리 산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공화당 지역구인 조지아주와 미시간주 등 러스트벨트(쇠락 공업지역)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문제와 연결된 IRA 폐지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 인상은 자동차 업계에 더욱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 통상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전면적으로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상품엔 60%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상무부와 USTR 등 행정부 전체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무역 차르’를 맡길 것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 대표를 지내며 관세 정책을 이끄는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한 인물이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자동차가 미국 통상압력의 첫 대상이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액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204억달러에서 지난해 403억달러로 97.5% 급증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서 자동차 부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현지생산 유연조정 등으로 대비
완성차 업계는 트럼프 2기 시대의 산업 정책 변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북미 활동을 총괄해온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임명했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196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는 전 주한 미국대사인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내정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를 맡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지어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생산·투자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서 팔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혼류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 1기 때를 보면 관세 상향 조정을 검토하다가 현대차그룹이 일자리 창출과 현지 공장을 약속하며 원래대로 유지됐다”며 “현대차·기아가 미국 조지아 공장을 하이브리드 등 혼용생산 쪽으로 방향 전환하고 유연하게 유지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정교한 통상 대응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차를 못 사는 저소득층이 상당한데 자동차 관세 부과는 저소득층 지지층에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등의 미국에 대응할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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