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및 낸드 고정거래가격/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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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모리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 그리고 높은 재고 수준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엔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2025년 D램 가격 전망을 '상승'에서 '하락'으로 변경했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대 공급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공격적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면서 일반 D램 공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수요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공급이 한정돼 있으면 가격은 오른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전망을 뒤집었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낸드 가격 하락 △HBM3E 인증 지연 △중국의 생산능력 확장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낸드플래시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생산기업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낸드 생산라인을 D램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중순 5달러에 육박했던 128Gb(기가비트) MLC 낸드 가격은 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 HBM3E 12단이 2025년 AI 반도체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다른 공급업체들이 엔비디아의 인증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확보한 HBM 생산능력을 기존 D램 생산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D램 기업들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장도 부담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격적인 캐파 증설로 인해 레거시 반도체 공급 과잉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D램 업체들의 내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99% 증가하고,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올해 5.3%에서 9.0%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수요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전자제품 수요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반도체 재고는 증가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내년에도 HBM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이나 PC나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며 "스마트폰 과잉 재고가 내년 1분기 내로 해소될 것이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봤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시장은 내년 상반기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역대급 과잉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부터 DDR4 및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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