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때 성공한 '젓가락 팔' 로켓 회수는 시도 안해…"안전 우려"
트럼프, 1시간 전부터 현장 도착해 머스크와 '밀착' 관람
스페이스X의 달·화성우주선 스타십 6차 시험비행 발사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이 19일(현지시간) 대체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스타십은 이날 오후 4시(미 중부시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차례의 시험비행과 마찬가지로 발사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발사 이후 약 3분 만에 전체 2단 발사체의 1단 부분인 '슈퍼헤비' 로켓 부스터가 상단 우주선 스타십에서 순조롭게 분리됐다. 하지만 지난 5차 비행에서처럼 지상으로 내려와 발사탑의 '젓가락 팔'에 안착하지 않고 발사장 인근의 멕시코만 바다로 하강해 입수했다.
스페이스X 측은 이날 중계 영상에서 이번에는 로켓 부스터의 지상 회수를 시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 측은 부스터를 발사탑으로 귀환시켜 젓가락 팔 포획을 시도하기 전에 그에 필요한 수천 개의 기준이 충족되는지 확인하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안전을 위해 이 방식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이스X 엔지니어 케이트 타이스는 이날 중계방송에서 "첫 번째 시도는 아주 장대했지만, 우리 팀과 대중의 안전과 발사대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타협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십 발사 장면 지켜보는 사람들 |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은 약 65분간의 계획된 비행에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은 시속 2만6천316㎞ 안팎으로 고도 190㎞에 도달해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해 수직으로 방향을 틀고 바다에 부드럽게 하강, 착수(스플래시 다운)했다.
스타십은 이전 비행 때보다 더 오래 바다 위에서 똑바로 서 있다가 서서히 옆으로 기울어져 바다 위에 누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해 4월과 11월, 올해 3월과 6월, 10월까지 5차례에 걸쳐 비슷한 방식의 지구궤도를 시험 비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두 차례 시험비행에서는 우주선이 발사 후 각각 4분, 10분 만에 폭발했고, 3차 비행에서는 스타십이 48분여간 비행하며 예정된 궤도에 도달한 뒤 목표 지점에 낙하하는 데 실패한 채 실종됐다. 지난 6월 4차 비행에서는 스타십이 예정된 비행에는 성공했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 기체가 상당한 정도로 파손됐다.
우주로 발사된 스타십 로켓 |
그러다 지난달 13일 5차 비행에서는 거의 전 과정을 계획에 가깝게 이행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리는 발사탑의 '젓가락 팔' 장비를 이용해 대형 로켓 부스터를 지상 위 공중에서 온전히 회수하는 데에도 성공해 스타십 개발 가도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비행에서 스페이스X는 재사용을 위한 스타십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대기권 재진입 과정의 엄청난 고온에 노출되는 것을 보호하는 새로운 재료를 기체에 적용하고, 스타십의 마지막 낙하 각도를 조금 더 가파르게 조정하는 등 몇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타십 발사 시간도 기존의 이른 아침에서 한낮으로 변경해 인도양 상층으로부터 하강할 때 햇빛 아래에서 육안으로 더 잘 보이게 했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이다.
다만 스페이스X는 이날 스타십 우주선 안에 바나나 1개를 줄로 매달아 비행 중 상태를 관찰했다. 향후 우주선에 적재물을 실을 때를 대비해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중계된 영상 화면에서 바나나는 별 흔들림 없이 같은 상태를 유지했다.
이날 스타십 발사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방문해 머스크 CEO와 함께 참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CEO |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발사 1시간 전쯤에 머스크와 함께 현장에 도착했고,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한 측근들과 나란히 서서 머스크에게 발사 과정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중계 영상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AP통신 등 사진기자단이 발행한 사진에는 머스크가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트럼프 당선인에게 로켓 모형을 들고 직접 설명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에 앞장서 대선 승리에 기여한 머스크는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돼 정부 혁신을 추진할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우주항공 분야에 그간 적용돼온 각종 규제를 혁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화성을 개척해 인류가 이주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스타십을 개발해 왔다.
이 우주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스타십은 길이 50m, 직경 9m로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역대 최대 로켓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1m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일론 머스크(왼쪽) |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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