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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e모션] ‘페이커’가 청년들에게… “도전하세요 실패하세요, 두려워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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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외교부 행사서 기조 연설… “실패는 성공의 일부, 지금이 내 전성기”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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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청년 세대 잠재력을 논하는 외교부 행사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페이커’ 이상혁(T1)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상혁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이 행사는 공공외교 분야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외교부 주최로 지난 202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대중과의 소통 포럼이다.

올해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글로벌 청년 대화’라는 주제로 기후변화, 차별·혐오, 반전·평화, 문화간 대화 등 국제사회 당면 과제에 대응하는 청년 세대의 잠재력을 논의한다.

이상혁은 이날 유독 긴장한 티가 역력한 모습으로 연단에 섰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마친 뒤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다 마이크에 머리를 찧고 머쓱한 듯 웃기도 했다.

이상혁은 “연설은 처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만 명 관중 앞에서 경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 서니 또 긴장이 되니 살면서 제일 떨리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20년 전만 해도 없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 신분으로 연설까지 할 수 있다니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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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은 이날 도전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건 아니다.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일반 사람들이 접하기 힘든 경험이지 않을까 싶었고, 그게 내 인생에 너무나도 소중할 것 같았다. 1~2년 하다가 안 되면 다른 일을 해보자는 식으로 도전 정신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도전 정신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면서 “과거의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도 되게 어렵고, 동료들과도 게임 외 대화는 없었는데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늘었다. 배우고 성장하면서 저 스스로를 알아갔다”고 덧붙였다.

실패로부터 성장한 자신의 사연을 전하면서 기꺼이 실패해보라고도 조언했다.

이상혁은 “13년부터 16년까지 3년 연속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차지하고, 이후 7~8년간 실패를 겪으면서 항상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배웠다. 그러면서 실패를 한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승부욕이 강해서 처음엔 경기를 패하곤 되게 화를 많이 냈다. 하지만 패배가 거듭되면서 승부욕이 항상 승리로 이끌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 때부터 내 마음에 대해 공부하고 모난 면을 깎아내면서 나를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또, “항상 이겨야 하고 남들과 비교해 항상 1등이어야 하는 게 프로의 세계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나는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오히려 나는 지금이 전성기라고 느낀다. 올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상혁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저는 그것보다도 실패는 오히려 성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지더라도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며 “내가 최선의 준비를 했다면 그건 성공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이제는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게임 그 자체를 즐기고 있다. 도전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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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상혁은 청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 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진정한 열정은 즐기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내가 평균 수명이 짧은 프로게이머를 12년간 할 수 있었던 것도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이상혁은 타인을 존중하는 ‘겸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청년세대 새로운 문제인 ‘혐오’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낮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옳다고만 생각말고 부족한 부분을 타인에게서 배우라는 것”이라며 “자신의 가치관이 항상 옳고 정답은 아니다. 이러한 단언들 때문에 혐오와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상혁은 “인생, 더욱이 청년 시기는 더욱 짧다. 본인이 좋아하는 걸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남을 존중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상혁은 글로벌 이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3년 데뷔 이후 LCK(한국) 우승 10회,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우승 2회, 롤드컵 우승 5회을 달성했다. 이외 ‘e스포츠 월드컵’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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