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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소리랑 똑같은 9개 언어로 통역”… MS, 빅테크 AI 비서 전쟁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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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19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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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아하게(elegant) 일처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을 것이다.”

19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시애틀에서 연례 콘퍼런스 ‘이그나이트 2024′를 열고 80여개 제품에 대한 업데이트 버전을 공개한 가운데, ‘365 코파일럿’ 신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처음 코파일럿 스튜디오(코딩을 쉽게 할 수 있는 도구)에 결합한 AI 에이전트 첫 버전을 공개한 데 이어 다양한 제품군에 그에 맞는 AI에이전트를 붙인다는 의미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업무 도구에서도 초개인화 AI 시대를 열겠다”면서 “(업그레이드된) 코파일럿은 AI를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앞으로 모든 직원은 자신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업무 방식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돕는 코파일럿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휴가계 상신도 AI가 알아서”... MS, 신기술 대거 공개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일의 순서와 흐름을 짜고, 활용 가능한 도구들을 써서 자율적으로 작업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일일이 할 일을 지정해주지 않아도, 원하는 걸 말하면 스스로 방법을 찾아준다. 가령, 팀 회의 도중 번역이 필요하다면 억양이나 뉘앙스를 살려 실시간으로 9개 국어로 음성 번역을 해주고, 휴가계 상신 절차도 AI가 알아서 도와준다.

나델라 CEO는 이날 “AI가 단순한 업무 도구를 넘어 자율성을 가지고 인간과 협력하는 존재가 됐다”며 “인간의 개입(human in the loop) 단계를 포함해 최종 결정은 항상 사람이 내리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MS가 이날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크게 ▲통역 에이전트 ▲셰어포인트 에이전트 ▲직원 셀프 서비스 에이전트 ▲프로젝트 매니저 에이전트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화상회의 중 이용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9개 언어로 통역해 주는 ‘통역 에이전트’ 등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통역 에이전트는 팀즈(Microsoft Teams) 회의 중 실시간 음성 번역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목소리를 모사해 자연스러운 소통을 지원한다. MS 측은 “글로벌 팀 간의 의사소통 장벽을 허물어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면서 “사용자 음성 톤에 맞춘 시뮬레이션 기능도 제공하며, 뉘앙스 등을 반영해 통역 기능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내년 초 공개 프리뷰 버전이 제공될 예정이다.

특정 사이트나 파일, 폴더가 있는 곳을 쉽게 찾아주는 ‘셰어포인트 에이전트’도 있다. “일주일 전쯤 비트코인 시황과 관련해 작성한 문서를 찾아줘”와 같이 대략적으로 지시를 해도 작성자가 사용했던 관련 자료를 모두 찾아주는 식이다. 사용자가 일일이 문서를 열어보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는 게 MS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직원들이 휴가를 신청하거나 급여 및 복지 정보 확인 요청 등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직원 셀프 서비스 에이전트’ 기능, 작업 관리 도구인 플래너(Planner)에서 작업 할당 및 진행 상황 추적 등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해주는 ‘프로젝트 매니저 에이전트’가 있다.

코파일럿 스튜디오의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도 업데이트됐다. ‘이미지 업로드’ 기능의 경우, 사용자가 코파일럿에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요약 정리한다. ‘고급 지식 조정’ 기능은 에이전트의 지식을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새로운 데이터 소스를 추가해 보다 정확하고 수준 높은 응답을 지원한다. 모두 현재 프리뷰로 제공된다.

◇ 경쟁 격화되는 AI 에이전트 시장

외신에선 MS의 참전으로 빅테크 간 AI 에이전트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고 보고 있다. 빅테크 중심으로 모두가 자사 서비스에 AI를 접목시키고 있는데, 단순 챗봇 경쟁을 넘어서 AI 에이전트 시장이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오퍼레이터(Operator)’라는 코드명의 AI 비서 개발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IT업계에선 AI가 이용자 명령 없이도 주변 환경을 인식해 컴퓨터 업무를 보조해주는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오픈AI는 현재 AI 비서 여러 개의 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AI 비서가 가장 완성도가 높아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AI 비서는 레스토랑 300곳에 전화를 걸어 이용자에게 맞는 최적의 식당을 예약해 주는 기능 등을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글도 AI 에이전트인 ‘자비스(Jarvis)’를 일부 개발자 대상으로 시험하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 IT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AI 프로토타입인 ‘자비스(Jarvis)’를 크롬 웹 스토어에 일시적으로 공개하고,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통해 필요한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의 베타버전을 시험 중이다. 식료품 주문, 항공편 예약 등 일상적인 온라인 업무를 수동 입력 없이 처리하는 기능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가젯은 “앤트로픽은 이미 유사한 AI 에이전트인 ‘클로드 AI 어시스턴트’의 베타를 지난달 출시했다”며 “’자비스’는 앤트로픽과 같은 회사들의 제품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세일즈포스 역시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포스’를 지난 9월에 발표했다.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과 연동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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