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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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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美MRO 잇딴 수주…日 제치고 7함대 정비 도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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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직후 尹과 통화서 한국 조선업 언급

짧은 대화서 도움 요청할 정도로 미 조선업 급해

미 군함 290여척 정비할 시설 부족, 동맹국 협조 요청

업계 "무작정 도크 대기 어려워, 정부간 제도화 필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조선소가 잇따라 미 군함 유지·수리·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면서 일본 조선소를 제치고 미 7함대사령부에 배속된 함정 MRO 사업을 도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미 해군은 서태평양 구역을 관할하면서 주한 미 해군과 주일 미 해군을 지휘하는 7함대사령부의 모항을 일본 요코스카에 두고 있다. 미 본토 밖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가장 큰 해군기지로, 대형 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 본토를 제외하면 하와이까지 가야만 이 정도 규모의 수리 시설을 찾을 수 있다. 7함대 배속 함정에 대한 MRO는 미 해군이 직접 수행하고 일본 조선소가 지원하는 구조다.

하지만 미 조선업 붕괴와 일본 조선소의 지원 역량의 등의 한계로 우리 조선소가 미 함정 MRO 사업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인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12분간 통화에서 통역시간까지 반영하면 길지 않은 시간인데 조선업이 언급된 것이다. 이에 따라 LNG 및 LPG 에너지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 군함 MRO 사업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데일리

미 7함대사령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미 해군 함정이 정비를 위해 도크에 들어와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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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선산업은 1980년 대 이후 쇠퇴기를 걸어왔다. 레이건 행정부가 친시장 정책으로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자 1989년에는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하게 조선업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미 해군력 유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해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미국 함정 정비와 수리 관련 시설은 조선소 4곳의 총 17개 건조시설(도크)뿐이다. 미국 군함이 290여척 정도 되는데, 이들 함정의 MRO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지속돼 온 것이다. 중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안보 위기감도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과 일본 등 우방국 조선사 인프라를 이용해 전투역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일환으로 미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중요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한화오션에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에 이어 급유함인 ‘유콘함’의 창정비를 맡겼다. 우리나라 조선사가 미군 현역 함정을 관리한 첫 사례다.

군함을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함형이나 운용 형태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최초 건조비의 50%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조원에 군함을 건조했다면, 그 군함을 유지하는 동안 5000억 원의 MRO 비용이 별도로 든다는 얘기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연간 예산 가운데 함정 MRO 예산은 총 139억달러(약 19조32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 조선소 입장에서 무작정 미 MRO 사업에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 어떤 사업이 발주될지도 모르고, 큰 수익이 남지 않는 사업이라 이를 위해 도크를 비워두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 정부 차원의 미 함정 MRO 사업 협력을 제도화 해야 한다는 게 조선업계 의견이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미 7함대에 배속된 비(非) 전투함의 MRO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 MRO 사업을 총괄하는 해상수송사령부(MSC)와 연간 사업 계획을 공유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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