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머스크 ‘스타십’ 시험 비행, 트럼프 불러놓고 보란 듯 성공 [뉴스 투데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페이스X 6번째 테스트

발사 1시간전 함께 도착 ‘친분’ 과시

머스크 설명 들으며 측근과 지켜봐

우주서 랩터 엔진 재점화 첫 성공

안전 이유 추진체 회수 시도 안 해

5차 비행 이어 대체로 성공적 평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19일(현지시간) 6번째 시험 비행을 완료했다. 인류의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된 스타십의 이번 시험 비행은 지난번에 이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CEO.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운트다운 시계가 ‘0’를 가리킨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스타십은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발사 이후 약 3분 만에 2단으로 구성된 스타십의 1단부 추진체(부스터) ‘슈퍼 헤비’가 2단부인 우주선 스타십에서 순조롭게 분리됐다. 스타십은 71m 높이의 1단부 추진체와 50m 높이의 2단부 우주선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일보

우주로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스빌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6차 시험 발사가 이뤄지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진체 지상 회수는 시도 안 해

추진체는 지난 10월 5차 비행에서처럼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발사대의 착륙 구조물인 ‘메카질라’에 재착륙하는 계획을 포기하고 경로를 바꿔 텍사스 연안 멕시코만에 추락했다. 스페이스X는 추진체가 다시 지상으로 수직 재착륙하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해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차 비행에서는 ‘젓가락 팔’처럼 생긴 메카질라를 이용해 임무를 다한 추진체가 지상으로 돌아오자 이를 붙잡아 발사대에 안착,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로켓 회수는 ‘우주 탐사 대중화’가 이뤄지기 위한 필수 요소다. 회수한 로켓을 연료만 다시 충전해 신속하게 재사용함으로써 우주선을 우주로 보내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메카질라를 활용할 경우 1시간 만에 로켓 재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향후 추진체뿐만 아니라 2단부 우주선까지 메카질라와 같은 착륙 구조물을 이용해 회수,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세계일보

경청하는 트럼프 1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왼쪽 첫 번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텍사스주 남부 브라운스빌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의 6차 시험 발사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왼쪽 세 번째)과 의원 등에게 스타십 발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행 중 랩터 엔진 재점화 첫 성공

6차 시험 비행의 최대 성과는 비행 중 랩터 엔진 재점화에 성공한 것이다. 스타십은 우주로 날아오르면서 가동된 6개의 엔진 중 1개를 비행 중 연소시켰는데, 약 30분 후 엔진을 다시 점화한 뒤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

우주에서 랩터 엔진을 재점화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 시험 비행이 처음이다. 이는 지구궤도 비행 중인 스타십을 지상으로 복귀시키는 데 꼭 필요한 기술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빌 넬슨 국장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궤도 비행을 향한 중요한 진전인 랩터 엔진의 재가동을 보게 돼 기쁘다”며 “스타십의 성공은 ‘아르테미스’의 성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추진 중인 나사는 스타십을 우주비행사를 달로 데려가는 착륙선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이날 처음으로 우주선 안에 바나나 1개를 줄로 매달아 비행 중 상태도 관찰했다. 향후 우주선에 적재물을 실을 때를 대비한 실험이었는데, 중계된 영상 화면에서 바나나는 별 흔들림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

스타십은 이날 시속 2만6316㎞ 안팎으로 고도 190㎞에 도달해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했고, 수직으로 방향을 틀어 인도양 바다에 부드럽게 하강한 뒤 착수(스플래시 다운)하면서 약 65분간의 계획된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스타십은 이전 비행 때보다 더 오래 바다 위에서 똑바로 서 있다가 서서히 옆으로 기울어져 바다 위에 눕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거친 착륙 궤적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손상 없이 거의 온전한 상태였다.

세계일보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도 비행 과정 참관

이날 시험 비행 과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참관, 머스크와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발사 약 1시간 전 머스크와 함께 현장에 도착해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한 측근들과 나란히 서서 머스크의 설명을 들으며 발사와 비행 과정을 지켜봤다.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하면서 스페이스X의 시험 비행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는 그동안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규제가 스페이스X의 우주선 개발에 방해가 된다고 비판해왔는데, 머스크가 트럼프 2기에서 핵심 요직을 맡게 됨에 따라 우주선 발사 허가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