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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韓中 반도체격차 1년뿐 … 이제 TSMC 경쟁자는 삼성 아닌 S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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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테크 공습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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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SMIC(중신궈지)가 올해 3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난 21억7119만달러(약 3조원), 영업이익은 94% 급증한 1억6989만달러(약 2365억원)를 달성했다.

#2 D램(DRAM) 제조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푸젠진화는 DDR4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보다 50% 저렴하고 심지어 중고 반도체보다도 5% 싼 금액이라는 평가다.

첨단 반도체마저 중국이 한국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눈길을 줄 만한 중국 기업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파운드리 SMIC, 낸드 YMTC(양쯔메모리), D램(창신메모리), 팹리스 하이실리콘, 사물인터넷(IoT) 칩 Unisoc 같은 기업들이 급부상했다.

방대한 중국 내수시장과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고 한국·대만·미국이 장악 중인 반도체 시장에 균열을 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과 대만 반도체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대만의 TSMC가 제일 경계하는 기업은 이제 삼성전자가 아니라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SMIC"라면서 "기술력보다 TSMC 핵심 연구개발 인력과 공정 엔지니어들을 SMIC로 많이 스카우트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MIC로 간 TSMC 출신들이 현재 TSMC에 재직 중인 임직원들을 영입하고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중국 SMIC가 성공한 7㎚(나노미터) 공정은 2018~2019년 TSMC가 선보인 1세대 7나노 공정과 많이 유사하다는 것이 권 교수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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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비 수출규제에도 인재 영입을 통해 공정개발에 성공한 대목이다. 아직 수율 문제를 겪고 있고 첨단공정에서는 한국과 대만에 뒤처져 있지만 2000년 창업한 기업치고는 격차를 크게 줄인 셈이다. 2013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20㎚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었고, SMIC는 40㎚ 공정에 머물러 있었다.

권 교수는 "중국 파운드리는 향후 10년간 적어도 10나노 이상급과 미들 테크 공정 영역에서 현재보다 점유율을 2~3배 확대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조금씩 선단 공정으로 기술개발에 집중해 2030년대 중반이 되기 전에 SMIC가 TSMC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SMIC가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정부 보조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 10년 내에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SMIC는 삼성전자의 길을 밟고 있다. 파운드리를 넘어 메모리까지 영토를 넓히는 것이다. IDM(종합반도체회사)이 꿈이다. SMIC는 2018년 중국 반도체 정책자금을 받아 메모리 계열사인 SGS세미를 설립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해 현재는 상하이 푸둥과 저장성 닝보에서 D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62.3%, 삼성전자 11.5%, SMIC 5.7% 수준이다.

메모리 부문에서 중국 기업은 DDR4에 대해서는 물량 공세로 시장을 장악하는 동시에 DDR5 양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단계다. CXMT는 17·18㎚ 기반 DDR과 저전력 D램인 LPDDR4X 같은 저가형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2020년만 해도 웨이퍼 생산 장수가 월 4만장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20만장으로 확대했다. 생산능력 기준 4위에 올라선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CXMT의 D램 생산량이 올해 처음 전 세계 점유율 1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교수는 "업계에서는 CXMT와 삼성전자 간 기술 격차가 1.5년 이하로 좁혀졌다고 평가한다"면서 "낸드 역시 YMTC 같은 업체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권 업체와 격차를 1년 이내로 줄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의 물량 확대로 내년 D램 생산량이 올해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재 연세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중국의 D램 생산 확대는 이를 중심으로 사업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반도체를 헐값에 판매해 시장을 교란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감이 크다. 특히 28㎚ 이상 성숙 공정에서 생산되는 레거시(구형) 반도체는 중국산이 많다. 이들 반도체는 가전제품, 자동차, 산업용 장비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 때문에 전체 반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반도체를 구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기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 기자 / 박승주 기자 /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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