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상황이나 행방은 언급 안 해, 의혹만 커져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수장 펑다순(앞줄). 미얀마나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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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군부와 맞서 싸우는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지도자가 중국에 구금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은 ‘치료 중일 뿐’이라며 체포설을 부인했지만, 해당 인사의 신변에 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2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얀마 저항 세력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수장 펑다순(59)이 의료 목적으로 중국에 오기를 신청했고, 현재 치료와 회복을 위해 중국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미얀마 독립 언론 ‘미얀마나우’와 ‘이라와디’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중국 고위 관리와 회담하기 위해 남부 윈난성 쿤밍을 찾은 펑을 체포, 가택연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린 대변인의 발언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중국계 코캉 소수민족 무장단체 MNDAA는 미얀마 내 수십 개 저항 세력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미얀마 북부의 다른 반군인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과 ‘형제 동맹’을 맺고 미얀마 군정을 상대로 공격에 나섰다.
이들이 올해 초 북부 샨주 코캉 자치구 중심 도시 라우카이시(市)를 차지하고, 지난 8월 코캉에서 약 100㎞ 떨어진 라시오시까지 점령한 것은 미얀마 군부는 물론 국경을 맞댄 중국에까지 큰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두 도시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대원들이 샨주 쿤룽에서 탈취한 군용 차량을 배경으로 MNDAA 깃발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쿤룽=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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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공급하며 지원하고 있지만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도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얀마군과 반군이 서로 쏘아 올린 포탄이 중국 영토에 떨어지는 등 미얀마 내전이 자국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올해 초부터는 휴전 중재도 나섰다.
미얀마 독립 언론들은 중국 당국이 펑에게 반군의 샨주 철수를 요구했고 그가 제안을 거부하자 체포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중국이 그를 휴전 압박 카드로 사용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 미얀마 전문가 제이슨 타워 연구원은 AFP에 “(미얀마 내) 휴전을 이루고자 하는 중국의 강한 의지를 감안할 때 중국이 펑을 일부러 붙잡아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아마 라시오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와디는 “라시오가 반군에 넘어간 뒤 베이징(중국)은 식량, 연료, 의약품, 전기, 물 등을 차단하고 저항 세력이 이곳을 떠나도록 강요해 왔다”며 이번 구금 역시 철수 압박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펑의 상태나 구체적 행방에는 말을 아끼면서 오히려 의혹만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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