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3주 만에 이별을 통보했다 살해 당한 피해자. JT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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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과 3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요청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제한 지 19일에 불과한 피해자가 결별을 요구하자 흉기를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수십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공격해 살해한 점에서 범행 동기와 수법이 매우 끔찍하고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부검 감정에 따르면 피해자의 얼굴, 목, 복부 등에서 58개의 상처가 확인됐으며, 특히 배와 목 부위의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상황에서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태도 역시 엄중히 비판했다. 피고인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과 정신병, 지적장애 등을 주장하며 감형을 시도했다. 또 피해자가 자신의 외모와 관련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유족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수감 생활을 하도록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리며, 부착 기간 동안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지정된 주거지에 머무를 것을 명령했다. 이는 피고인이 수감 중 가석방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판 과정에서 A씨는 심신장애를 주장했으나,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가 아닌 '심신건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은 적은 있으나, 범행 시점에는 증상이 호전돼 행동 통제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 6월 7일 오후 11시 20분경 피해자(당시 20세)의 주거지인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인근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당일 피해자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피해자의 집 근처로 찾아가 피해자를 불러낸 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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