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도 명령
법원 "잔혹한 계획 범행, 영구 격리해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전경.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간 만난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허용구)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2)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또 전자장치 부착 기간에는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지정된 주거지에 머물 것 등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올해 6월 7일 오후 11시 20분쯤 피해자 B(사망 당시 20세)씨의 주거지인 경기 하남시 한 아파트 인근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B씨 집 근처로 찾아가 피해자를 불러낸 뒤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후 도주했다가 출동한 경찰에 10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공판과정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 정신감정 결과 A씨가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력은 있으나 범행 전후 시기에는 심신장애가 아닌 행동 통제가 가능한 ‘심신건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A씨는 범행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강서구 PC방 살인’을 검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작 19일간 교제한 피해자가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여러 개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계획했다”며 “범행 동기와 수법이 매우 끔찍하고 잔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검 감정서를 보면 피해자의 몸에서 58개의 다발성 상처가 확인됐다”며 “피고인은 참혹한 범행을 망설임 없이 저질렀으며 피해자가 현장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과 정신병 및 지적장애를 주장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외모와 관련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유족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점을 종합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평생 격리해 수감생활을 하면서 참회할 수 있도록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