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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논단]한국 증시 살리기 위한 3가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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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KOSPI 2400선이 위협받고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도 5만원선이 한때 무너지면서 증시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외국 증시는 대부분 호황을 누리는데 한국 증시만 침체가 심화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한국경제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책당국도 증시를 살려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밸류업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대책들을 시행해 왔다. 공매도를 금지시켰으며 기업과 주식투자자간의 비대칭정보를 줄이기 위해 재무제표 등 기업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대책도 발표했다. 최근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에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이듯이 투자자금은 한국증시를 이탈해 미국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 직접금융자금 조달창구인 증시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신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은 인공지능(AI), 배터리, 반도체의 발달로 산업구조의 대전환기다. 미국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도 미국 기업과 정부가 그동안 AI 등 신기술개발에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기업은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어 신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았다. 정부 또한 신산업의 발달 초기에는 투자위험이 높아 전문기술인력 양성과 신기술개발에 대해 정부지원이 필요한데 신산업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정책당국은 신산업정책을 수립하고 기업 또한 신기술개발에 투자를 늘려 기술경쟁력을 높여야 한국경제는 재도약할 수 있고 증시 또한 되살아날 수 있다.

둘째 주가조작을 막아 공정거래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한국증시는 규모가 작아 통정매매로 주가조작이 성행하는 등 대표적인 비효율적 시장이다. 여기에 주가조작이나 사기 등 금융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낮다. 이는 국제 금융사기거래 협의를 받는 한국인들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재판받기를 원하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갈수록 주가조작은 더욱 성행할 것이 예상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이탈은 더욱 가속될 것이 우려된다. 주가조작이 만연된 국내 시장에서 투자해 손해를 볼 투자자는 없기 때문이다. 정책당국과 국회는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에 대해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엄벌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공정거래가 정착될 때 한국증시는 되살아날 수 있다.

셋째 주식과 연관된 과세 및 정부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경제에서 고성장 시기에는 과세나 정부규제가 선진국보다 높거나 특정이념에 의해 수립되어도 투자수익률이 높아 해외로 자금이 이탈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성장 국면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높은 과세나 강한 정부규제가 있을 경우 자금은 지금과 같이 외국으로 이탈한다. 한국은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태에서 저성장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투자자금의 해외 이탈로 내수경기 침체와 국부의 유출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의 부작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책당국과 국회는 달라진 증시환경을 직시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과세제도와 정부규제를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신산업의 등장으로 한국 증시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침체와 주가하락의 주된 원인은 한국경제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기술경쟁력 약화와 신산업정책의 부재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각종 과세 및 법과 제도에 있는 것이다. 정책당국과 국회는 달라진 증시환경을 인식해 올바른 대책으로 한국증시를 지금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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