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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조담소] '재산분할 포기' 혼전계약서 강요했던 시어머니..."남편 바람났다면 효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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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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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11월 22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한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 여(주인공) : 저는 결혼 7년차 주부입니다. 남편은 손해 보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몫은 꼭 챙겼죠. 연애할 때도 그랬는데, 왜 그땐 몰랐을까요.

- 연애시절

◈ 남(당시남친) : 자... 오늘 영화 보고... 밥 먹고... 차 마셨는데 자기가 계산했으니까, 내가 3만 원 주면 되는 거지? 자, 받아!

◆ 여 : 아이 뭐... 됐어~ 다음에 오빠가 사면 되지.

◈ 남 : 잠.깐.만.... 노노노노노노노~~ 자기야~ 그러는 거? 곤.란.해~ 계산은 정확해야지! 그렇게 물러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그래?

◆ 여 : 그래~ 알았어! 3만원 잘 받을게. 아! 저기 우리집 가는 버스 왔다. 나 먼저 갈게.

◈ 남 : 잠.깐.만... 자기야~ 지난번엔 내가 자기 집까지 데려다줬잖아. 이번엔 자기가 날 데려다줘야지~ 이렇게 헤어지기 싫으니까, 나 데려다줘~ 알았지!

◆ 여 : 남편은 결혼한 뒤에도 철저하게 계산을 했습니다. 손해 보면 큰일 날 것처럼 굴었죠. 아이를 낳은 뒤에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 남 : 자기야, 오늘 친구 모임 있다고 했지? 애는 내가 잘 보고 있을게. 4시간 30분 뒤에 집에 들어오면 돼.

◆ 여 : 알았어. 시간 맞춰 들어올게. 오늘 무슨 일 있어?

◈ 남 : 아니... 지난 번에 내가 친구 모임 있어서 나갔을 때, 딱 4시간 30분 있다가 집에 들어왔거든 뭐든 공평해야지~ 그치?
◆ 여 : 남편의 이러한 성격은, 작은 노점에서 시작해, 외식 사업가의 대모가 된 시어머니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결혼을 허락받으러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 여(시어머니) : 그래~ 서로 좋다면 얼른 결혼해야지~ 그런데, 그 전에 해야할 게 있단다. 너는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있는 사람들은 결혼할 때 혼전 계약서를 작성한단다? 너는 모르겠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되어 있지. 자, 결혼하고 싶으면 여기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렴. 혼인신고 하기 전에, 이혼할 때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어.

◈ 남 : 아~ 어머니!!! 역시 현명하십니다! 이혼하게 될지도 모르니, 대비를 해야죠! 제가 많이 배워야할 것 같아요.

■ 여(시어머니) : 그리고... 내가 젊을 때 사별을 해서 나 혼자다. 그런데 너희 집은 부모님 두 분 다 계시잖니? 두 분 생신은 한 분만 챙기는 게 공평할 것 같구나. 그 부분도 혼전 계약서에 있으니, 잘 읽어보렴.

◈ 남 : 이야~ 어머니!! 리스펙입니다!

◆ 여 : 그런데... 결혼 3년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입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아이도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솔직히, 남편이 공평함을 강조하니까, 저도 보란 듯이 맞바람을 피워볼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아이를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 없더라고요. 저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거든요. 참다참다 못해,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혼을 결심하고 보니까, 혼전 계약서가 마음에 걸립니다. 저는 그 계약서대로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해야할까요?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 사연의 주인공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여 : 변호사님, 제가 결혼하기 전에 혼전 계약서를 썼어요. 이혼하면 재산분할 안하는 거랑 여러 가지 조항이 많아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제가 너무 순진했던 거 같아요. 혼전계약서... 그거 원래 있는 거예요?

◇ 조인섭 : 혼전 계약서란 예비부부가 혼인신고 전 재산이나 가사 분담, 육아 등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합의한 내용에 따라 작성하는 계약서를 말합니다. 혼인의 본질적인 의미나 남녀평등 이념, 사회 질서에 반하는 행위 등을 제외한다면 내용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혼인 후 얻게 되는 법적 권리나 지위, 재산 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분할 것인지를 정하여 포함하게 됩니다.

◆ 여 : 그렇군요.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되어 있는 것 같던데요?

◇ 조인섭 : 네, 혼전 계약서는 영어로 '프리넙'(prenup)으로 불리는데요,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일반적으로 작성되며, 주로 이혼하였을 때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 양육 등 내용을 담습니다. 일본에서는 혼전 계약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난 2014년부터 프리넙 협회가 설립되었고, 2014년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 여 : 그럼... 우리나라에서의 혼전 계약서는 어떤가요? 외국과 동일하게 작성할 수 있나요?

◇ 조인섭 : 우리 민법 제830조에서는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부부별산제란 부부의 어느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갖고 있는 고유한 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한쪽의 재산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부부가 협력해 재산을 마련했어도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으면 그 사람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부부별산제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이 부부재산약정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부부재산약정서를 사실상 혼전 계약서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 여 : 부부재산약정서요? 처음 들어봐요. 그게 뭔가요?

◇ 조인섭 : 부부재산약정이란 결혼 당사자가 결혼 중의 재산 소유·관리 방법 등에 대해 결혼 성립 전에 미리 약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부재산약정에 대해서는 민법 제829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여 : 그럼, 제가 작성한 건 부부재산약정서겠네요. 부부재산약정서는 작성하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 조인섭 : 부부 사이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제3자에게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민법 제829조 제4항에 따라 혼인신고를 하기 전까지 등기해야 합니다. 또, 결혼 중 재산에 대해서만 부부재산약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자료, 자녀 양육에 대하여 정하거나, 결혼 전이나 이혼 후의 재산에 대해서 정하고 등기하더라도 법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 여 : 아~ 등기를 해야 한다고요? 어떻게 등기를 하는 거예요?

◇ 조인섭 : 부부재산약정등기는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약정자, 즉 결혼 당사자 쌍방이 함께 신청하여야 하고, 남편이 될 사람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등기과 또는 등기소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또한, 부부재산약정등기 신청서에는 부부재산약정서, 각 약정자의 인감증명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서면, 주소를 증명하는 서면, 주민등록번호를 증명하는 서면 등이 첨부되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3조).

◆ 여 : 부부재산약정서는 등기하고 나서 변경해야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나요? 변경할 수 있다면, 그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 조인섭 : 네, 부부재산약정을 등기했다면 이를 변경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민법은 제829조 제2항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등기한 약정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부부재산약정의 변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서에 약정 내용의 변경, 재산관리자의 변경 또는 공유재산의 분할을 허가한 재판의 등본이나 이에 관한 약정서를 첨부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4조 제1항). 또한,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다른 한쪽이 부부재산약정의 소멸등기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비송사건절차법 제70조 단서). 부부재산약정 소멸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서에 그 사유를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5조 제1항).

◆ 여 : 제 경우는 어떨까요? 부부재산약정서가 있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는 걸까요?

◇ 조인섭 :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부재산약정은 결혼 중 재산 관계에 대해서만 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대법원은 재산분할청구권 포기, 양육권 포기, 상속권 포기 등과 같은 부부재산약정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협의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약정서를 작성하더라도 추후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되면 그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한 바 있습니다. 사연자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되었고, 재산분할은 이혼이 성립하여야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사연자가 결혼 전 작성한 부부재산약정서에는 권리가 발생하기도 전인 혼인 전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따라서 대법원 입장에 따를 경우 이러한 부부재산약정서는 부당하고, 법적 효력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여 : 사실...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결심한 거거든요? 위자료... 받을 수 있지요?

◇ 조인섭 : 네, 위자료는 이혼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유책배우자에게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청구하는 손해배상금입니다. 사연자의 남편은 외도로 이혼에 책임이 있는 것이 명백하므로 사연자는 재산분할 외에 남편에게 위자료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여 : 네, 제가 모르는 게 정말 많았네요. 오늘 말씀하신 걸 참고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 조인섭 : 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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