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협의 실익 없었다 취지 발언
미북대화 기대감 따른 내부 동요 차단
핵·미사일 개발 계속하겠단 의지 표명
러시아 파병 등 러북밀착 정당화 목적도
미북대화 기대감 따른 내부 동요 차단
핵·미사일 개발 계속하겠단 의지 표명
러시아 파병 등 러북밀착 정당화 목적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 - 2024’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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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이 과거 인연이 있는 만큼 미북 대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찬물을 끼얹었다.
미북 대화 기대감에 따른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이자 핵·미사일 고도화 등 군사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엄포로 풀이된다. 미국을 비판하며 러시아에 대한 파병 등 러북 밀착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2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식 기념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정책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과거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을 실시했으나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합의가 불발됐다.
미국의 기대와 달리 북한은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선언도 반복했다. 김 위원장은 자위권을 포기한 나라는 주권을 지킬 수 없으며 적을 압도하는 국방력만이 유일한 평화 수호의 길이라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불가역적 핵 무력 보유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그는 미국 대선 직전인 지난 1일 북한이 실시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시험발사 현장을 찾아 “동종의 핵투발수단 개발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러북 밀착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세상을 목견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저들의 이익권안에 두려는 미국의 파렴치한 술책들과 그것이 야기시킨 온갖 모순과 대립이 폭발의 임계점을 벗어나 너무도 불공평하고 참혹한 전쟁과 파국적인 재난으로 화했다”고 주장했다.
러우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피해 소식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내부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으로 북한군 고위 장성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해당 고위 장교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영국제 스톰섀도 공대지 순항미사일 공격에 의해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원과 부상 정도는 파악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고위급 장성은 고위급 장성으로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 등 3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향후 미북 대화가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날 미국에 대한 비난에 집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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